올해 상반기 생활폐기물, 전년 대비 11.1% 큰 폭 증가
경기 침체로 플라스틱 가격 하락…재활용업체들 '이중고'
추석 이후 폐기물 급증시 '쓰레기 대란' 재현 우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택배, 음식 배송 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면서 포장재 쓰레기가 급증한 가운데 추석 이후 '쓰레기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지방자치단체들의 쓰레기 매립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추석 선물 배송까지 활성화하면 일회용 쓰레기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동안 일회용 쓰레기 배출량은 급격히 늘어났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 음식 배달 등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안착하면서 플라스틱·비닐·종이 등 포장재 사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지난 1~8월 생활물류 택배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증가한 21억6034만개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1~6월) 생활폐기물도 5349t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1% 증가했다. 특히 택배 배송품목 포장재로 쓰이는 종이류(23.9%), 플라스틱류(15.6%), 비닐류(11.1%)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이번 추석 기간에도 택배물동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지역 감염 우려로 인해 명절 기간 동안 직접 고향으로 내려가는 대신,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한 선물을 택배로 부치는 '언택트 추석'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배송업체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전주 판매 실적은 지난해 동일한 기간보다 17% 증가했고, 3년 전보다 43% 폭증했다. 온라인 택배로 추석 선물을 준비한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훨씬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추석 이후 '쓰레기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쓰레기 대란은 앞서 지난 2018년, 중국이 플라스틱 등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불거졌다. 국내에서 배출된 쓰레기가 중국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국내에 쌓이면서 폐지·폐플라스틱 등의 가격이 폭락했고, 이에 따라 쓰레기 수거·재처리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된 국내 재활용업체들이 폐기물 수거를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 등 각 지자체 쓰레기 처리시설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13일 환경부 및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올해 상반기 생활폐기물은 일평균 470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 폭등했다.
특히 음식물 포장재로 사용된 일회용품이 급증하면서, 쓰레기 매립지는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찌꺼기 등이 묻은 폐기물은 세척 등 별도의 과정을 거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세계 재활용 폐기물 시장도 '쓰레기 대란' 당시만큼이나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국제 유가가 폭락하자, 이에 따른 나비효과로 원유를 원료로 쓰는 플라스틱 가격도 급락한 상황이다. 폐플라스틱 가격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되는 폐기물 수거업체 입장에선 이중고에 처하게 된 셈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자원을 재활용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환경단체 '자원순환연대'는 지난 16일 낸 논평에서 "지금처럼 무작정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전 국토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일지도 모른다. 시급한 행동이 필요한 때"라며 "정부·지자체·기업체·소비자가 언택트시대에 맞는 소비·생산·판매 행동을 해야만 지속 가능한 내일이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순환연대는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자원순환체계의 예시로 ▲공동수거시스템 구축 ▲재활용 가능한 용기 개발 ▲배송업체의 재활용품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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