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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꾸라진 주가…묘수 없는 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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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지주 시총 모두 합쳐도 카뱅 예상 몸값보다 못한데
기업 가치 도미노 붕괴 가능성…은행권 자산건전성 빨간불
금융당국은 코로나 지원만 독려, 배당 자제 요청…주가부양 막아

고꾸라진 주가…묘수 없는 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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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4대 금융지주 시총을 다 합쳐도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뱅크의 몸값(예상 시가총액)보다 못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한계기업과 저소득층 가계들의 '도미노 붕괴' 발생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여기엔 지원만을 강조하고 금융사들의 주가 부양 정책엔 제동을 걸고 있는 금융당국의 몫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비상시 금융지주사의 배당 자제를 법률로 강제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사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신한금융, 외국계 사모펀드 주주 영입…금융당국, 배당 자제 요구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신한금융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ㆍ금융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배당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최근 신한금융이 외국계 사모펀드를 주주로 영입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1조1582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여기에는 제3자 배정으로 외국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6050억원, 베어링 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5532억원을 투자해 각각 4.0%, 3.6%의 신한금융 지분을 확보했다. 신한금융은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중간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지분이 희석되는 건 악재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주 환원 강화로 이어져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이 같은 낙관론은 금새 고개를 숙였다. 신한금융이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달한 자금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데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금융당국, 배당 제한 등 요구 제도적 근거 마련 검토 중

금융당국은 다른 금융지주사에도 배당 자제 등을 통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자본 건전성을 유지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배당 등 자본 유출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주장이다.


금융사들도 현재까지 최대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증시안정기금 등 그동안 각 금융권은 수십조~수백조원을 출자해왔다. 또 코로나19 금융지원에 이자유예 조치, 대출만기 연장 등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한국판 뉴딜정책을 겨냥한 금융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주가 부양을 위한 행위는 금지한 채 금융지원만을 독려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정책에 리스크 우려마저 겹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당국은 현재 배당 제한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 마련을 검토 중이다. 이는 하나금융이 당국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중간배당(주당 500원)을 결정한 것이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주가 참담한 수준" 토로

금융권에서는 정부 정책 등에 의한 주가 부진 지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사실상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두 번의 임기 중 가장 아쉬운 점으로 주가 하락을 꼽았다. 윤 회장은 "주가가 여전히 참담한 수준"이라며 "한국 경제나 한국 금융에 대한 걱정도 있겠지만 언택트 세상에서 전통적인 금융회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B금융의 주가는 올 들어 18% 넘게 하락했고, 하나금융은 21%, 우리금융은 26% 가량 떨어졌다. 신한금융의 주가는 무려 33%나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금융의 경우엔 낮은 주가로 정부 지분매각마저 제때 하지못해 완전민영화에 차질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올해 4번이나 자사주를 매입하고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물론, 주요 자회사 대표와 지주사 및 우리은행 임원 41명이 동참했지만 떨어진 주가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여타 금융지주에서도 회장과 임원진들이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거나 자사주 소각 행렬에 나섰지만 현재는 적극적인 주가 부양 정책 대신 금융당국의 눈치만 보는 분위기다. 일부 금융지주는 자사주 매입을 하려다 금융 당국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주는 전통적인 배당주로 인기가 많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한국판 뉴딜 정책 지원 등으로 금융지주사들의 비용 부담이 늘면서 시장에서는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직접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하기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에게 사실상 주가 부양 정책을 펴지 말라는 요구를 하고 있어 투자자 유치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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