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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해피 매니페스토...'직원이 일을 안한다고 느껴진다면'

최종수정 2020.09.17 14:58 기사입력 2020.09.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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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연봉을 공개하라" "불복종을 장려하라" "실수를 축하하라"

[신간]해피 매니페스토...'직원이 일을 안한다고 느껴진다면'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Happy는 모든 연봉 정보를 공개한다. 누가 얼마를 받고 일하는지 모두가 안다. 현재의 급여뿐 아니라 입사 후 지금까지 받은 총급여액도 공개된다. 물론 나의 연봉도 공개돼 있다.”


헨리 스튜어트는 영국의 교육전문회사 ‘Happy’의 설립자다. 이 회사의 ‘최고행복경영자(Chief Happiness Officer·CHO)’이기도 하다. 이 회사에는 CEO가 없다. 대신 CHO가 ‘행복 경영’을 펼친다. Happy는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영국 최고의 일터’에 5년 연속 오른 회사다.

<해피 매니페스토>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복 경영의 이론과 실천을 집약한 책이다. 저자인 헨리 스튜어트는 “조직이 직원을 신뢰하고, 직원이 자유롭게 일할 때 가장 극적인 변화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30여 년간 다양한 기업과 공공기관의 경영인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행복 경영을 전파해온 경영 철학을 이 책에 담았다. 특히 Happy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셈코, W.L. 고어 등 세계적 기업들이 앞다퉈 실행하고 있는 행복 경영의 현장 사례들을 정리해 10대 원칙으로 소개한다. 직원의 생산성을 이끌어내는 시스템부터 성과를 극대화하는 일터를 만드는 법, 인재를 고르고 사람을 잘 관리하는 기술부터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유연한 관리자가 되는 법까지 경영 아이디어를 100가지 질문과 함께 제공한다.


‘포스트 코로나’ 일하는 방식도 바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발발한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는 많은 기업에게 타격을 입히고 있다. 업무환경에서도 뉴노멀이 탄생했다. 일하는 방식에도 새로운 표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조직문화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기업들과 매우 유사하다. 위계질서가 분명하고 경영진이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으며 어떤 일을 도모할 때는 다단계의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자 NHS는 과거의 경영 방식으로는 대처할 수 없음을 깨닫고, 현장 직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이양했다. 관리자가 뒤로 물러나자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 직원들은 6개월, 1년 걸리던 일을 단 며칠, 몇 주 안에 해결하며 가장 효율적인 진료 방법을 찾아 빠르게 실행하기 시작했다.


직원의 아이디어가 관리자 책상에 머무르지 않게 하라


직원이 1명이든 1000명이든 조직은 인재 확보에 가장 큰 힘을 쏟는다. 그럼에도 직원은 조직에서 열정적으로 일하지 않는다. 게리 해멀(Gary Hamel)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가 말했듯이 직원의 79%는 몸만 직장에 있을 뿐 열정과 재능은 집에 두고 다닌다. 이는 조직에게도 직원에게도 엄청난 낭비다.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기회’라고 말한다. 79%의 직원들을 직장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생산성이 치솟고 혁신을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피 매니페스토의 10대 원칙 중 첫 번째는 ‘직원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신뢰하라’는 것이다. 권위주의와 위계적인 질서를 조직의 유연한 혁신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가장 먼저 다단계 승인 프로세스를 없앨 것을 권한다. 대신 사전승인하면서 모든 결정 권한을 현장에 위임하는 것이다. 실제 Happy에서는 직원이 관리자를 선택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좋은 관리자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때, 자기 업무에 오너십을 가질 수 있을 때, 삶이 더 행복해지고 생산성도 더 높아진다.


불복종을 장려하고, 실수를 축하하라


Happy,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행복한 일터’로 꼽힌 기업들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일을 가장 잘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소통과 보상, 직장 내 안전, 안정감 등 기본욕구 충족을 넘어 신뢰와 자유, 지원과 도전 등 최상위 욕구 해결에 초점을 맞춰 경영한다. 유연근무제를 확대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 명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능력껏 일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한다. 불필요한 규칙을 줄이고 실수를 축하한다.


이들 기업의 사례와 연구결과를 보면 최상위 욕구를 실현한 행복한 일터의 혜택은 광범위하고 명확하다. 사기가 충만해진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한다. 이직률이 낮으며 병가를 내는 일도 적다. 직원 채용도 쉽다. 결국은 조직의 높은 성장률과 수익률로 연결된다.


구글 2대 수입원인 애드센스는 ‘불복종’으로부터 탄생했다. 구글의 엔지니어 폴 북하이트(Paul Buchheit)는 이메일 내용에 따라 광고를 노출하는 ‘문맥인식광고’를 개발하는 도중에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의 반대에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사실 폴은 포기한 척했을 뿐 끝내 완성했다. 또 다른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는 이를 극찬하며 직원들의 도전을 격려했다. 회사의 지침을 거스른 폴의 결단은 구글에 매년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안겨주고 있다.


직원이 행복하면 성과는 저절로 따라온다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일 잘하는’ 관리자가 없다. ‘직원을 잘 관리하는’ 관리자만 있다. 오래 근무했다는 이유로, 맡은 일을 잘한다는 평가만으로 관행적으로, 승진시키지 않는 것이다. 대신 일 잘하는 직원에게는 그들이 잘하는 일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특별한 역할과 지위를 부여한다. “직원을 위한 관리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얼마나 사람을 잘 관리하는가에 달려 있다.”


<해피 매니페스토>는 일하는 방식을 간단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경영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전직원의 연봉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부터 실수를 비난하지 않는 ‘no-blame’ 문화,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주고 이후 모든 결정 권한을 현장에 위임하기, 학력이나 경력이 아닌 태도를 보고 채용하기, 자신의 근무시간과 달성 목표, 거기다 관리자까지 직접 결정하게 하는 시스템 등 독자들이 보면 “과연 한국에서 가능할까”라고 반응할 만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다. 물론 이론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많은 기업이 직원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실천했으며 어떤 효과를 거두었는지 보여주는 실증 사례들로 가득 차 있다. 변화에 대한 요구와 한국의 조직문화 사이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꼭 필요한 통찰력을 얻기에 충분하다.


<옮긴이 강영철은 = 매일경제신문에 기자로 입사한 뒤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 총괄지휘, 세계지식포럼 창립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풀무원 해외부문 사장,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으로 근무했다. 1995년 피츠버그대학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한국 최초 이 분야의 해외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강의하면서 Happy Workplace Lab을 설립해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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