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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 20%는 길고양이...'냥줍', 문제없나 [김수완의 동물리포트]

최종수정 2020.09.17 13:16 기사입력 2020.09.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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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서 데려와 양육하는 비율 20.6%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최소 8~12시간 지켜본 후 구조
반려인 "길고양이 새끼 구조, 끝까지 책임질 수 있어야" 우려
전문가 "새끼고양이 구조시 여러 요건 확인해봐야"

지난 5월2일 오전 8시께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길가에서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 3마리가 종량제 봉투에 담겨 유기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구조된 새끼 고양이.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2일 오전 8시께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길가에서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 3마리가 종량제 봉투에 담겨 유기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구조된 새끼 고양이.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반려묘를 키우는 인구 중 약 20%는 길고양이를 데려온 경우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다치거나 문제가 있는 고양이를 데려온 사례도 많지만, 어미 고양이 없이 혼자 있는 새끼고양이를 무턱대고 구조하는 경우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구조 이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는 이들도 늘고 있어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염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새끼고양이를 구조하기 전 여러 요건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어미 고양이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지 주변 환경 등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새끼고양이를 데려와 직접 키우는 이른바 '냥줍'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어미 고양이 없이 혼자 남은 새끼고양이가 안쓰럽다는 이유로 구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관련 최대 회원수를 자랑하는 카페인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 고양이 게시판과 각종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어머니가 냥줍하게 됐다", "냥줍으로 어쩌다 집사 된 사연", "어미 잃은 새끼 길고양이 구조 후 집에서 함께 살아요" 등 길고양이를 구조해 키우게 됐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길거리에서 길고양이를 데려와 양육하는 비율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유 가구 수는 약 511만 가구로 추정된다. 이 중 개는 507만 마리, 고양이는 128만 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고양이의 경우 길거리에서 데려와 양육하는 비율이 20.6%로 높은 비중 차지했다.

지난 5월 고양이 한 마리가 새끼를 입에 물고 이동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고양이 한 마리가 새끼를 입에 물고 이동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새끼 고양이가 혼자 있다며 데리고 오는 행위는 구조가 아닌 일종의 납치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새끼 고양이가 혼자 있어 보여도 어미 고양이가 돌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미 고양이의 경우 새끼를 두고 먹이를 찾으러 가는 일이 종종 있어, 섣불리 버려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히려 아기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특히 이 경우 새끼고양이를 만지는 것도 주의가 필요하다. 야생고양이는 민감해서 사람이 새끼고양이를 만져 냄새가 달라지면 자신의 새끼가 아니라고 판단, 버리거나 물어 죽일 수 있어서다.


육안으로 봤을 때 새끼 고양이의 상태가 마르지 않고 털 상태도 양호하다면 어미가 있을 확률이 높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등에서 밝힌 구조 대상 요건에는 △눈곱과 콧물 자국이 심한 경우 △활동량 저하 △나쁜 털 상태 △극도로 마른 몸 등이다.


이 때문에 새끼 고양이들을 발견한다면 어미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협회는 새끼 고양이 옆에서 최소 8~12시간 지켜보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약한 새끼고양이는 구조 이후 보호소에서 자연사하거나 입양을 기다리다 스트레스로 죽기도 한다. 이같은 이유로 혼자 있는 새끼고양이를 발견할 시 무조건 구조·신고보다는 시일을 두고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새끼고양이를 구조한 뒤 책임지지 않고 유기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냥줍했는데 여의치 않아 분양합니다", "오늘 새끼고양이 구조했는데 급하게 분양 보낸다", "아기고양이 구조했는데 부모님 반대가 심해 못 키울 것 같습니다" 등 새끼고양이 구조 이후 책임지지 못하겠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또 지역보호소마다 새끼고양이 입양 공고가 다수 게재되기도 했다.


한 작성자는 "비 오는 날 새끼고양이가 비를 맞고 떨고 있길래 집으로 데려와 씻기고 우유도 줬다"며 "그렇게 일주일 동안 보살폈지만, 부모님이 고양이는 털 날림도 심하고 절대 같이 못산다고 강하게 나오셔서 결국 키울 수 없게 됐다. 혹시라도 고양이를 키울 분 있으면 저에게 연락 달라"라는 글과 함께 고양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반려인 사이에서 '냥줍'시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려인 김모(26) 씨는 "우리 집 고양이는 다 스트릿 출신이다. 총 5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교통사고를 당해 다친 아이를 비롯해 다 사연이 있는 애들이다. 사실 길고양이 새끼의 경우 어미 고양이의 보살핌을 받으며 크는 게 제일 좋기 때문에 불쌍하다는 이유로 무작정 데려오는 것은 위험하다"며 "유기동물 보호소 등에 길고양이 새끼 공고가 자주 올라오는데 여러 번 확인하고 구조했으면 좋겠다. 본인이 키우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입양 보낼 수 있는 책임감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늘어나는 길고양이 양육 인구에 비해 관련 매뉴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앞으로는 길고양이를 입양하는 반려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동정심으로 새끼고양이를 데리고 와서 키우는 사례가 많이 있는데 사실 어미 고양이의 보호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어미한테서 새끼를 뺏어오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구조나 신고에 신중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길고양이 구조 시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이 나와 새끼와 어미가 헤어지는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보호소에 가더라도 일정 기간 입양이 되지 않을 시 안락사 절차를 밟는다. 본인이 키울 수 없더라도 고양이를 입양 보내는 등 마지막까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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