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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종합2보)

최종수정 2020.09.17 12:48 기사입력 2020.09.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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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에 '물가 상승률 2% 넘어도 금리인상 없다' 반영
파월 "자산매입은 현수준 유지"
WSJ "금리인상 장애물을 높였다" 평가

Fed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종합2보)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김은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동결과 함께 2023년까지 '제로(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뜻을 밝혔다. Fed가 2023년 금리 전망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가상승률이 2%를 초과하더라도 현 금리 수준을 이어가겠다는 문구도 성명에 추가해 상당 기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Fed는 16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기준금리는 0.00~0.25% 수준에서 동결됐다.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FOMC 위원 17명 가운데 16명이 2022년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데 찬성했으며, 13명은 2023년에도 현 수준의 낮은 금리가 이어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FOMC는 지난달 말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화상 잭슨홀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온 그동안의 관행을 폐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처음 열렸다. 파월 의장은 당시 일정 기간 물가가 목표치인 2%를 넘더라도 이를 허용할 수 있다는 평균물가안정 목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Fed는 이에 따라 ▲노동시장 조건이 FOMC의 최대고용 평가에 부합하고 ▲물가가 일정 기간(some time) 2%를 완만하게 넘어서는 궤도에 도달할 때까지 현 금리 상태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내용의 문구를 성명에 추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의 방침에 대해 "금리 인상을 위한 허들을 높였다"고 평했다. 일부에서는 Fed가 향후 4~5년간 제로 금리를 예고한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양적완화를 위한 자산 매입도 현재 속도로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플레이션 오버슈팅할 때까지 완화 기조"=파월 의장은 이날 FOMC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가 확장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항공ㆍ호텔 부문 등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심지어 인플레이션이 일부 오버슈팅할 때까지 완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해 고용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하며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봤지만, 전체적 경제활동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평가한 데 따른 발언이다. Fed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7%로 6월 전망치(-6.5%)에서 상향조정했지만 내년이후 경제성장률은 낮췄다. 올해 실업률은 6월 전망치인 9.3%에서 7.6%로 하향조정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를 보면 고용과 소비 회복의 둔화세가 확연하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1%에 크게 못미치는 결과다. 실업률이 개선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사라진 일자리 2200만여개 중 1100만개가 여전히 비어 있다.


입으로만 디플레 파이터?=문제는 Fed의 의지 표현이 말 그대로 '표현'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FOMC 위원들은 점도표에서 3년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긴 했지만, 금리 동결 이외의 추가 조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자산매입도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며, 위원들 중 물가 인상을 위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주장한 참가자도 없었다. '완전고용과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장기간에 걸쳐 달성할 때까지' 완화정책을 펼치겠다고 했을 뿐 구체적으로 완전고용이 무엇인지, 어떤 기간 평균 2%를 달성해야 하는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웰스파고는 "향후 Fed가 마이너스 정책 금리를 도입할 가능성은 낮다"며 "물가가 오르지 못하면 자산매입 속도를 올릴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BNP파리바도 "고용ㆍ물가목표와 연계된 구체적 수치가 없어 여전히 통화정책에 재량이 있고 자산매입 변화도 없다"며 "완화적 정책 기조는 지난 7월 FOMC와 일관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한국은행 등 주요국 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 후 디플레 파이터로 변하고 있으면서도, Fed의 이번 조치에 대해선 구체적 반응을 내놓지 않고 눈치만 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정부 내에선 한은이 물가 상승을 일으켜주는 것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벗어날 방법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세금을 더 거둬들이지 못하는 상황인데, 물가라도 올라야 자연스럽게 세금을 추가로 거두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금처럼 디플레를 우려하는 상황에선 현재 물가안정목표제가 현실에 적합한 것인지, 아니면 바꿔야 하는지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Fed의 구체적 조치,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후 대응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전례없이 푼 돈, 버블만 키울 수도=Fed의 정책은 결국 버블만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이후 자금을 풀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는 급등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Fed가 시장에 '비둘기적인' 메시지를 던졌음에도 시장이 신뢰하지 않을 때가 곧 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리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자금이 먼저 빠지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곳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이다.


Fed가 기준금리는 그대로 두되 회사채만 대량 매입하며 좀비기업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미국 회사채시장은 정크본드 발행까지 급증하며 기업 부채가 커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 지원배분의 비효율 등이 부각될 수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메시지는 Fed가 추가로 완화적 정책을 내놓았다기보다는, 정치권에 대한 경고로 해석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존에 Fed가 취하던 완화적 정책의 효과를 설명하고, 정치권에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WSJ는 "이미 Fed는 금융권을 통한 대출 형식의 자금 지원을 상당히 했고, 효과를 보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라며 "접점을 못 찾고 있는 '코로나19' 재정지원법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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