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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10억원…전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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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 연장 2년·5% 상한 대비…전셋값 미리 올려받아
월세매물이 전세매물 앞질러…강남 신축 소형 전세 10억 '훌쩍'

임대차법 개정 등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줄면서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임대차법 개정 등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줄면서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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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전ㆍ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임대차2법) 시행 여파가 서울 강남권 새 입주 아파트까지 덮쳤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소형아파트마저 전셋값이 10억원을 넘어서는가 하면 전세 대신 반전세 등 월세로 세를 내놓은 집주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임대차2법으로 그동안 단기간에 대규모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세입자들이 시세보다 싼값에 전ㆍ월세 매물을 구할 수 있었던 '새 아파트 효과'가 사라진 셈이다.


◆"새아파트 전세 싸다는 건 옛말"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말 입주자를 맞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59㎡(이하 전용면적)의 전세 시세가 10억~11억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두 달 남짓만에 2억~2억5000만원 올랐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A공인중개사사무소(이하 공인)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나오기 시작한 7월에만 해도 59㎡ 전세가가 8억~8억5000만원 선이었다"며 "매물이 줄어든 데다 임대차2법 시행으로 집주인들이 호가를 크게 올리면서 가격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 84㎡의 전세 시세 역시 13억~15억원으로 두달 전 12억~12억5000만원 대비 최대 2억5000만원이나 뛰었다. 이같은 가격은 '학군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 일대와 맞먹는 수준이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59㎡의 전세가는 11억5000만~12억5000만원선이다.

총 2296가구의 대단지임에도 전세 매물 역시 급격히 줄고 있다. 59㎡ 전세 매물은 40개 남짓으로 해당 면적 전체(782가구)의 5%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인기가 많은 84㎡의 경우 전세보다 반전세 등 월세 매물이 2배나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세 매물은 25~30개인 반면 월세 매물은 50여개에 달했다.


전세가 급등과 월세 확산은 다른 강남권 대단지에서도 확인됐다. 역시 이달 말 입주 에정인 1317가구 규모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의 59㎡ 전세가는 11억~12억원에 형성돼 있다. 84㎡는 최근 13억5000만~15억원까지 올랐다. 84㎡의 경우 바로 옆에 위치한 래미안서초에스티지 비슷한 면적보다 오히려 전세가가 더 높다. 이 단지 역시 월세 매물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인근 C공인 대표는 "84㎡는 원래 12억원이던 전세가가 2억원 안팎 오른 값"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로 계약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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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2법에 보유세 부담까지…심화하는 세입자 전가

전셋값 상승세는 지난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에 따른 청약 대기 수요, 12ㆍ16대책에 따른 대출 제한 등으로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다 최근 임대차2법이 시행되면서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임대인들이 '연장 2년'과 '5% 상한'에 대비, 전셋값을 미리 올려받는 현상이 나타나서다. 여기에 공시가격 인상, 공시가현실화율 조정,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등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을 크게 늘리면서 그 피해가 직간접적으로 세입자로 향하고 있다. 개포동 B공인 관계자는 "월세 매물이 늘어난 것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문제 때문"이라며 "집주인 입장에서는 급격히 늘어난 보유세을 충당하기 위해 보증금 중 상당액을 월세로 돌리려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집값 안정과 세입자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운 정부의 정책이 시장에서는 당초 우려대로 조세부담의 세입자 전가(轉嫁)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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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부족, 가격상승 악순환 우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최근 집계까지(지난주) 63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KB부동산 리브온 집계에선 최근 상승폭이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둘째주부터 0.4% 전후 수준의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며 지난주 0.45%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세 가격 고공행진에 서초구와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 달 9억원을 넘어섰다. 각각 9억2570만원, 9억330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113만원으로 두 달 만에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업계에서는 전월세 시장에서 가격은 오르고 매물은 줄어드는 악순환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전세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3기신도시 등 공공분양을 비롯해 민간 '로또분양'까지 분양 대기 수요가 향후 2~4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년 새 아파트 공급량은 반토막나고, 기존 아파트 역시 집주인 실입주 요구가 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5021가구로 올해 4만7447가구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 수도권 전체로 봐도 올해 18만7991가구에서 내년 13만6336가구로 5만가구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 대기 수요에 내년 공급 가구 수도 줄어들어 전세가격 상승과 물량 부족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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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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