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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서러운데…마녀사냥에 두 번 우는 코로나19 확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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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들 가짜뉴스에 속앓이…슈퍼전파자 지목된 31번에 집중
"퇴원 난동" "신천지 업무 방해"…경찰 조사결과 전혀 사실 아냐

전문가들 "확진자도 피해자"…과한 비난 2차 피해로 이어져
의심환자들 코로나19 진료·검사 거부 증가할 수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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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얌전히 치료받는 사람이 난동이라니 너무들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 이 같은 '마녀사냥'이 다른 의심환자들의 진료나 검사 결정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현상은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 확진자 A(61ㆍ여)씨에게 특히 집중되는 분위기다. A씨는 20일 현재 대구의료원 음압병동에 입원하고 있다. 종교단체 '신천지' 신도로 알려진 A씨는 교통사고 후 병원에 입원해있던 중 교회와 예식장 등으로 외출을 했고,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두 차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A씨와 접촉한 인물들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 A씨는 이른바 '슈퍼 전파자'로 지목돼 비난 여론의 중심에 서게 됐다.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이 무성하다는 건 A씨도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 취재 결과 A씨는 자신이 입원 중인 대구의료원 간호사들로부터 자신과 접촉한 지인 상당수가 확진자로 판명됐고, 자신이 슈퍼전파자로 지목된 사실을 전해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는 "A씨가 자신 때문에 바이러스가 퍼진 것 같다며 굉장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19일 해외여행력이 없는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응급실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9일 해외여행력이 없는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응급실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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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에는 A씨와 관련된 '악성 가짜뉴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됐다. '퇴원을 요구하며 발버둥치고, 이를 제압하던 간호사 마스크를 벗기고 몸싸움을 시도했다'는 내용이었다. 또 "환자 가족 및 신천지 신도들 다수가 병원으로 몰려와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대구지방경찰청 확인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이 소식 또한 간호사를 통해 접했다고 한다. 가짜뉴스로 자신뿐 아니라 교회 신도들까지 마녀재판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에 A씨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확진자에 대한 가짜뉴스가 확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3번 확진자 B씨도 자신과 접촉한 6번ㆍ28번 접촉자가 2차 감염자로 판명나면서 '슈퍼 전파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또 일부러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숨기고 거리를 횡보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3번 확진자가 입원했던 명지병원 관계자는 "B씨가 최근 병원을 찾아 '이제는 잊혀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확진자들도 피해자라는 인식이 필요하고, '슈퍼 전파자'라는 표현도 써서는 안 된다"면서 "이들에 대한 과도한 신상털기나 비난 여론이 이어질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식의 마녀사냥이 이어지면 31번 확진자처럼 검사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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