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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재' 갈등 재점화…소상공인단체, 유진그룹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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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하드웨어' 일산점 외부 모습(사진제공=유진그룹)

'에이스하드웨어' 일산점 외부 모습(사진제공=유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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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유진그룹과 소상공인들 간 산업용재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유진그룹의 홈 인테리어·건축자재 전문 브랜드 '에이스홈센터(현 에이스하드웨어)' 관련 행정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소상공인단체들이 사업 확대 저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국산업용재협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유진그룹의 산업용재 유통사업 확대에 따른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 단체는 에이스하드웨어 신설매장 앞 집회와 청와대 및 국회 1인 시위 등 장외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대법원 판결 앞두고 생존권 보장 요구= 신찬기 한국산업용재협회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유진은 전국 각 중요거점 지역에 계속해서 대형마트를 개설해 약 100여개 점포를 계획하고 있다"며 "개설 점포가 늘어날수록 기존 각 지역에서 생업을 영위하고 있는 모든 자영업자들은 폐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신규 점포가 창출하는 일자리 보다 몇 배 이상의 실업자를 양산하면서 그 가족과 직원 등 수만 명의 생계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거듭 우려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산업용재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베어링판매협회, 한국인테리어경영자협회에서 협회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소단공인단체들은 유진그룹 계열사 이에이치씨가 서울행정법원에 낸 행정소송에 대한 상고심 판결을 앞두고 이에 주목하고 있다.

신찬기 한국산업용재협회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그룹의 산업용재 유통사업 확대에 대해 규탄하고 있다.

신찬기 한국산업용재협회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그룹의 산업용재 유통사업 확대에 대해 규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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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유진의 대형마트와 관련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피해를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1, 2심은 유진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는 몇 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인 판단에 있어서도 국가 경제발전의 기초로서 전국 각지에서 묵묵히 기여해왔고 현재도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고 있는 수십만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데에 무엇보다 우선해 판단의 기초로 삼아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수헌 한국산업용재협회 사무총장은 "지난 1월 말부터 관련 행정소송에 대한 대법원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데 2~6개월 이상 지나야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그룹과 산업용재협회 및 소상공인연합회 간 갈등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유진그룹이 대형 건자재·공구체인점을 운영하는 미국의 에이스하드웨어와 손잡고 국내에 산업용재 매장 개점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소상공인단체들은 그해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그룹을 비판하며 개점을 추진할 경우 전국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규 점포 개점에 '산업용재' 갈등 재점화= 하지만 유진그룹은 계열사 이에이치씨를 통해 계획대로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1호점 개점을 추진했다. 이에 소상공인단체들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 중소벤처기업부에 사업조정을 신청하고, 개점 철회를 위한 청와대 청원과 동맹휴업 총궐기대회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양측은 6차례에 걸쳐 상생협약과 조정을 위한 자율조정회의를 열었지만 협상이 불발됐다.


에이스하드웨어 금천점 내부 모습.

에이스하드웨어 금천점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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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는 사업조정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2018년 3월 사업조정 권고를 통해 1호점 개점을 3년 연기하라고 결정했다. 사업조정은 대기업의 사업진출로 중소기업의 경영피해가 우려될 경우 대기업에 사업의 인수·개시·확장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도록 권고하는 제도다. 사업개시 연기 결정은 1회에 한 해 3년 더 연장이 가능하다.


유진그룹은 중기부의 사업조정 심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이치씨를 통해 중기부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과 개점연기 권고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냈다. 2018년 5월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신청이 인용결정됨에 따라 같은 해 6월에 에이스홈센터 1호점이 개점했다.


이후 서울 목동점과 용산점, 경기 일산점 등을 오픈하면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이치씨는 올해 중에 경기 남양주 인근에 에이스하드웨어 매장 추가 오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에이치는 중기부와 소상공인단체들의 반발 등으로 사업계획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신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진그룹은 2019년 10월 에이스홈센터라는 브랜드명을 에이스하드웨어로 변경했다.


에이스하드웨어는 고객이 직접 집을 꾸미고 유지 보수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한 곳에서 편리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홈 임프루브먼트' 전문 매장이다. 인테리어 자재·공구·철물·생활용품 등 4만여가지의 상품을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다. 각 매장에는 카테고리별 전문가가 상주해 집안 환경에 맞는 자재 상담과 설치 및 시공 방법을 교육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소비자 편의성 확대vs소상공인 폐업 위기= 유진그룹은 소비자 편의성과 시장 확대를 위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소상공인들과 상생하기 위해 한 소통 노력들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소상공인단체들은 유진그룹이 자본력을 앞세워 상권을 빼앗으려 한다며 소상공인 생존권 뺏기라고 보고 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갈등을 겪고 있는 이유다.


2018년 3월 '에이스홈센터(현 에이스하드웨어)' 1호점 개점을 앞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이 반대 장외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2018년 3월 '에이스홈센터(현 에이스하드웨어)' 1호점 개점을 앞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이 반대 장외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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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용재협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원스톱 쇼핑 등 예상되는 일반 소비자의 편리함 보다는 가격 독과점으로 인해 더욱 큰 문제로 나타날 것이 뻔하다고 주장한다. 산업용재 도소매업 시장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은 이에이치씨가 운영하는 에이스하드웨어의 근본적인 사업 취지는 소상공인과 경쟁이 아닌 '함께 새로운 시장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중소업체와의 협력방안을 강화하는 한편 에이드하드웨어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중심으로 사회취약계층과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사회공헌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유진그룹 이에이치씨 관계자는 "에이스하드웨어가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소상공인뿐 아니라 중소제조업체들과 좋은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이 아닌 전체 시장을 함께 키워 동반성장할 수 있는 의견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고객과 소상공인, 에이스하드웨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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