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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최악은 피했지만…신탁 '총량규제'로 시장확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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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은행 신탁판매 조건부 허용
은행 판매잔액 이내에서 고위험 신탁 판매 허용…급한 불은 꺼졌지만
대출규제·경기침체·금리하락 '3중고' 겪는 은행 위축 불가피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시중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시중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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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금융위원회가 은행에 주요 주가지수 파생상품을 담은 신탁 판매를 조건부 허용하면서 은행들은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 금융위는 원금 손실 범위 20%를 넘는 파생형 사모펀드와 신탁 판매를 제한하기로 했는데 신탁의 경우 일부 예외를 허용한 것이다. 다만 현재 은행 판매 잔액 이내에서 고위험 신탁 판매를 허용, 사실상 '총량규제'에 나서면서 은행 입장에선 더 이상의 시장 확대는 어려워지게 됐다. 저금리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비이자이익 영업활동까지 규제를 받으면서 국내 금융권은 내년도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5개 주가지수 담은 ELT 허용했지만…'총량규제' 단서=은행들은 코스피200, S&P500, 유로스톡스50, HSCEI, 닛케이225 등 5개 대표지수를 담고 공모 형태로 발행된 손실배수 1 이하의 주가연계증권(ELS)을 담은 신탁 즉 주가연계신탁(ELT)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파생결합증권(DLS)ㆍ주가연계증권(ELS)을 담은 은행 신탁 판매 규모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42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ELS를 담은 신탁인 ELT가 40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은행이 ELT 판매를 통해 수취하는 수수료를 연 1%로 가정하면 매년 ELT에서 4000억원에 가까운 수수료 이익을 얻어 왔다. 금융위가 신탁은 특정 개인에게 판매돼 사모로 봐야 한다는 당초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면서 결국 은행들은 주요 주가지수를 담은 ELT 판매가 가능, 4000억원 규모의 ELT 수수료 시장은 지킬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사실상 총량규제에 나섰다는 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11월 말 판매잔액 이내로 잔고가 유지되면 신규 판매가 가능하다"며 "기존 투자자가 해지할 경우 신규 투자자가 신탁에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파생결합신탁(DLT)ㆍ주가연계신탁(ELT) 판매잔액은 2015년말 24조4000억원, 2017년말, 2019년 상반기 42조8000억원 시장으로 커졌다. 그러나 금융위가 총량규제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추가 영업 확대와 이로 인한 신탁 시장 확대는 어려워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탁 상품 중에서 주가지수 상품은 판매가 가능하게 돼 저금리, 고령화 시대에 고객들 상품 선택권이 보호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다만 사실상 현재 판매잔액 내에서 캡을 씌워 더 이상 영업 확대는 어려워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자장사 하지 말라더니…보릿고개 준비하는 은행=대출 규제, 경기 침체, 금리 하락 '3중고'를 겪고 있는 은행들은 일단 자산관리(WM) 영업 위축이 불가피해지면서 당장 내년부터 수익이 감소, '보릿고개'에 접어들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ㆍKBㆍ하나ㆍ우리금융지주의 2020년 예상 당기순이익은 11조4196억원이다. 올해 연간 추정치 11조7094억원 대비 2.47% 줄어드는 규모다.


가장 큰 원인은 이자이익 감소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은행산업 전망'에 따르면 국내 은행 내년 이자이익은 42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최대 3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 마진이 뚝뚝 떨어지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예대금리차는 2018년말 2.07%에서 올해 상반기말 2.02%, NIM은 1.67%에서 1.61%로 하락했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NIM이 1.55%로 더 내릴 것으로 봤다.


여기에 해외 금리 연계 대규모 손실 사태 여파로 WM 영업까지 막혀버리면서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이익을 많이 내면 '땅짚고 헤엄치기'식 이자장사라고 비난하고, 비이자이익을 내려니 DLS 사태가 터져 전반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전체 은행 중 2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전 은행 판매를 규제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WM, 투자은행(IB) 등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요한데 내년엔 불가피하게 내실을 다져야 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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