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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디즈니 덕분에…'귀하신 몸' 번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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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공룡' OTT 출현에 일감 늘어
디즈니+도 곧 국내 진출…입문 희망자 증가
전망 밝지만 실력 등 검증돼야

영상번역 전문가인 박나연 누벨콘텐츠 미디어 대표가 자막 번역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영상번역 전문가인 박나연 누벨콘텐츠 미디어 대표가 자막 번역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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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직장인 한선영 씨(31)는 퇴근 후 영상 번역을 부업으로 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10~20분짜리 단편 콘텐츠를 주로 다룬다. 한 씨는 "평일에는 분량이 짧은 콘텐츠를 맡고, 주말에는 60분짜리 드라마나 장편 영화 번역을 한다"며 "넷플릭스 덕분에 일감이 꾸준해 번역을 본업으로 삼아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OTT가 콘텐츠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영상 전문 번역가들도 몸값이 뛰고 있다. 영상번역 전문업체 '누벨콘텐츠 미디어'를 운영하는 박나연 대표는 13일 "지금까지는 영화나 케이블 방송, 주문형비디오(VOD) 등이 주 고객이었으나 넷플릭스가 출현하면서 업무의 절반 이상이 OTT에 쏠리고, 작가 수급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며 "디즈니에서 출시한 OTT도 조만간 우리나라에 진출할 예정이라 이 분야의 번역에만 전념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자막과 더빙으로 나눠 번역 전문 판매사(벤더)에 일감을 몰아주고, 벤더가 프리랜서 작가를 섭외해 번역을 맡긴다. 케이블 채널이 개국할 때 평균 130개 정도의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반해 넷플릭스는 출시할 때부터 1500개 안팎의 콘텐츠로 물량공세를 펴 번역 수요도 크게 늘었다.


4년 차 영상 번역가인 이소현 씨(가명)도 최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 작가로 뛰어들었다.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미래가 밝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씨는 "2016년께 번역 일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OTT 콘텐츠가 급증해 (번역)일손이 달린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초기에는 넷플릭스가 자체 선발로 번역가를 모집했지만 콘텐츠가 워낙 많고, 오역(잘못된 번역) 등의 문제가 발생해 검증된 벤더에 일을 몰아준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력이 검증된 번역가는 제한적이고, 경쟁사에 정보가 노출될 우려도 있다고 판단해 넷플릭스는 자사와 일한 경력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내부 단속에 철저하다"고 말했다.


사진=누벨미디어 콘텐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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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0분짜리 콘텐츠를 기준으로 번역가 1명이 작업하는 기간은 3일 안팎이다. 넷플릭스에는 시즌제 드라마도 많다. 전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번역가는 그만큼 오래 일한다. 보수도 작품 1편이 아닌 분(分) 단위로 책정하고 일감이 꾸준해 업무 속도가 빠른 작가에게 유리하다.

번역량이 많은 작가는 월 500만~600만원, 일반적으로는 월 평균 수입 200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영상 번역가를 양성하는 아카데미 강사로도 일하는 박 대표는 "부업으로 조건이 나쁘지 않고 전망도 괜찮다는 인식이 퍼져 번역가 입문을 희망하는 20~40대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국어가 뛰어나도 우리말로 매끄럽게 풀어낼 어휘력이 부족하거나 마감에 늦는 등 결과물로 입증하지 못한다면 업계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며 "(OTT의 출현으로)어마어마한 시장이 열린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나 번역가를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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