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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측 "'오병윤 전 의원 사건' 증거은닉 사실관계 동일"…법조계 "혐의·사실관계 다르다"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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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측 "'오병윤 전 의원 사건' 증거은닉 사실관계 동일"…법조계 "혐의·사실관계 다르다"지적도

최종수정 2019.10.24 08:27 기사입력 2019.10.24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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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정 교수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정 교수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2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은닉 교사와 관련해 법원에 사례가 같다면서 예시로 든 오병윤 전 민주노동당 의원의 증거은닉 혐의 무죄 사건에 이목이 집중된다. 다만 오 전 의원과 정 교수는 혐의와 사례가 달라 같은 맥락으로 법리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4일 정 교수 측 변호인과 법원 등에 따르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전날 오후 정 교수의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 전 의원 사건을 예시로 들며 “대법원에서 무죄취지 파기환송됐고 고등법원에서 무죄를 확인했다”면서 “영장기재 사실 자체가 전적으로 동일한 사실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이 동양대 연구실 PC 하드디스크 교체와 관련해 증거위조 및 증거은닉 교사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해 “사실관계 자체를 보면 증거를 인멸하거나 고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오 전 의원 증거은닉 혐의는 무슨 내용?

오 전 의원의 1,2,3심 판결문에 적시된 증거은닉 혐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오 전 의원은 2010년 2월5일 저녁 전교조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교사와 공무원의 정당법 위반 의혹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민주노동당 서버 전체를 압수수색을 할 것에 대비해 민노당 고위 당직자이던 A에게 당원 명부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빼돌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수사로 나타났다.


A씨는 다음날 오전 12시10분께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서버 관리 업체에 직원 B씨에게 해당 서버와 하드디스크를 빼 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이에 B씨는 하드디스크를 빼내어 같은날 오전 1시께 오 전 의원과 A씨에게 가져다 줬다. A씨는 받은 하드디스크 2개를 민노당 당사에 보관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오 전 의원에 대해 “증거은닉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은닉할 때 성립한다”며 “범인 자신이 한 증거은닉 행위는 형사소송에 있어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와 상충해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범인이 증거은닉을 위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않는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은 또 “피고인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기의 이익을 위해 그 증거가 될 자료를 은닉했다면 증거은닉죄에 해당하지 않고, 제3자와 공동해 그러한 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 증거 인멸·은닉 교사 의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 교수는 지난달 1일 자정께 자신의 자산운용가인 한국투자증권 김경록 차장과 함께 서울에서 경북 영주 동양대로 내려가 정 교수 연구실에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갖고 나왔다. 따라서 검찰은 3일 정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을 압수수색했지만 정 교수의 컴퓨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아울러 정 교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PC의 하드디스크도 김씨를 통해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학교 내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정 교수가 압수수색 이전에 김씨와 연구실을 찾아 컴퓨터와 자료 등을 빼낸 정황을 파악했다.


PC와 하드디스크는 김씨의 차 트렁크에 보관돼 있었고 검찰은 이를 임의제출 받았다. 검찰은 이에 대해 증거인멸 교사와 증거은닉 교사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두 사건은 혐의·구성, 비슷하면서도 엄연히 다르다

김 변호사가 주장한 오 전 의원과 정 교수의 사례는 구성은 엄연히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오 전 의원과 정 교수는 혐의가 다르다. 오 전 의원은 증거은닉 혐의였다. 앞서 언급한대로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직접 은닉한 것은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처벌할 수 없다. 오 전 의원은 증거은닉에 대한 대부분의 행동을 A씨와 함께 했다. 오 전 의원이 A씨에게 지시했고, A씨는 B씨에게 하드디스크를 가져오라고 했다. B씨는 반출한 하드디스크를 오 전 의원과 A씨에게 함께 전달했다. 당시 대법원은 오 전 의원과 A씨 행위의 시작과 끝을 ‘공모’했다고 본 것이다.


반면 정 교수의 혐의는 증거인멸·은닉 교사 혐의다. 정 교수는 김씨와 함께 동양대에서 컴퓨터를 반출했으나 보관은 김씨가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했다가 검찰에 제출했다. 김씨는 또 정 교수의 자택에 들러 하드디스크도 교체해 차량 트렁크에 보관했다. 이에 검찰은 정 교수와 김씨의 동양대 PC 반출은 시작은 같으나 중간에 지시된 것으로 보고 있고, 정 교수 자택의 하드디스크 교체는 정 교수의 부탁에 의한 행위로서 증거은닉·인멸을 ‘지시’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판례는 통상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할 목적으로 타인을 교사했을 경우에 '방어권 남용'의 소지를 따져 교사범의 성립을 인정해왔다.


한편,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12시18분께 정교수에 대해 "범죄혐의 상당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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