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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집안싸움'③] '8K 난타戰' 흠집만 남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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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박소연 기자, 기하영 기자]

한국경제가 자중지란에 빠졌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맞소송중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 제품 헐뜯기에 혈안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전기자동차 배터리(2차 전지) 산업은 LG와 SK간의 맞소송전으로 최대 위기 상황에 처했다. 반면, 일본ㆍ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합종연횡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LG-SK 맞소송전의 최종 승자는 일본, 중국 배터리 업체라는 전망도 과장이 아니다.

맞소송전은 수사 당국의 압수수색으로 번졌다.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LG화학과 맞소송을 진행중인 SK이노베이션은 17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8K TV 관련 품질ㆍ기술력 논쟁도 과도한 글로벌 TV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빚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삼성과 LG간의 공방전을 볼때 양사의 차세대 TV 기술력을 둘러싼 자존심 싸움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경제 위기 상황속에서 재계 서열 1위(삼성), 3위(SK), 4위(LG)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도 부족할 판에 법적 소송과 불필요한 논쟁으로 인력ㆍ자본 낭비를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경쟁자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모습과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향후 10년간 글로벌 TV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8K TV'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삼성의 8K TV가 표준규격에 못 미친다는 LG의 선공에 삼성이 맞대응하는 등 품질ㆍ기술력 논쟁을 벌이고 있다.


◇LG, '화질선명도' 문제 제기= LG전자는 17일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고 삼성전자 QLED 8K TV를 전격적으로 분해한 것을 비롯, 해상도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방하며 날을 세웠다. 이번 설명회에서 LG전자는 올해 출시된 삼성 QLED 8K TV와 LG OLED 4K TV를 나란히 등장시켰다. 밤하늘에 별빛이 반짝이는 영상을 동시에 틀었지만 현장에 있던 삼성 QLED TV로는 별이 잘 보이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화면이) 꺼진 줄 아셨겠지만 이 TV가 QLED 8K"라며 "백라이트의 한계로 별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삼성 QLED 8K TV의 화질선명도(CM)값이 2018년 90%에서 올해 12%로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을 들며 화질선명도가 화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자사 제품과 비교했다.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전무)은 "자체 조사 결과 삼성전자 QLED TV의 화질선명도는 12%로 국제적으로 합의된 규격에 미치지 못해 해상도 기준으로 8K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LG전자는 삼성 TV를 부품별로 분해해 전시했다. QLED TV가 자발광 TV가 아니라 퀀텀닷(QD) 필름을 추가한 LCD TV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이정석 LG전자 HE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담당 상무는 "국제표준에 부합하지 않는 8K TV에 8K 로고를 붙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선의의 소비자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조사로서 해야 할 하나의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시장이 선택할 것= 삼성전자는 같은 날 오후 '8K 화질 설명회'를 열고 현시점에는 화질선명도가 더 이상 해상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흑백 TV나 브라운관 TV의 경우 픽셀 수가 없어 화질선명도를 통해 해상도를 구분했지만 초고화질 컬러 디스플레이 시대에는 화질선명도를 통한 평가가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 측이 강조하는 화질선명도에 대해 8K 기술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잣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화질선명도는 1927년에 발표된 개념으로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도 2016년 이를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 QLED 8K TV는 국제표준기구(ISO)가 규정한 해상도 기준을 충족할 뿐만 아니라 독일 화질 인증 기관 VDE의 인증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시연을 통해 LG 8K OLED TV가 8K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8K 이미지 파일과 8K 동영상을 띄운 결과 글씨가 뭉개지거나 화면이 깨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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