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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코스닥 신탁' 손실…위험을 내다판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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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안 확산 곳곳 경고음
'코스닥 레버리지 ETF' 투자금 수천억 증발…손실률 많게는 70% 달할듯
금감원 소비자 경보 발령했지만…은행, 판매 드라이브

이번엔 '코스닥 신탁' 손실…위험을 내다판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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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은행들이 최소 1조원가량 판매한 '코스닥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이 최근 주식시장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고점 매수한 투자자는 투자원금이 최대 70%가량 날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면서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뿐 아니라 금융투자상품 곳곳이 대규모 손실을 터뜨릴 수 있는 '화약고'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판매한 코스닥 레버리지 ETF 신탁 가입계좌의 잔고는 현재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손실액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과 NH농협ㆍ대구은행 등이 이 상품을 판매했다. 판매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국민은행의 투자자 손실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그동안 코스닥 레버리지 ETF 신탁을 적극 판매해왔고 목표수익을 올린 투자자 중 상당수가 환매 대신 재투자하거나 투자금을 늘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증시 하락으로 코스닥 레버리지 ETF 신탁에서 평균 수십퍼센트 손실이 발생하면서 은행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코스닥 레버리지 ETF는 코스닥 종목 150개를 선정해 지수화한 '코스닥 150'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다. 펀드를 상장해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게 했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지수가 1% 오르내리면 수익ㆍ손실률은 2%로 두 배나 된다. 크게 먹거나 크게 잃는 구조다.


문제는 코스닥 지수가 지난해말과 올해 하락하면서 코스닥 레버리지 ETF 주가가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는 지난 21일 종가 6825원으로 지난해 9월20일 고점(1만8840원) 대비 63.7% 빠졌다. 국민은행이 신탁 계좌에 집중 편입한 'KB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ETF'도 고점에서 63.3%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하락폭(-24.9%)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지난해 고점에서 코스닥 레버리지 ETF 신탁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원금의 70%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는 얘기다.

은행 내부적으로는 비상이 걸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주식시장 급락과 올해 국내 주식시장 하락으로 코스닥 레버리지 ETF 신탁 손실이 컸다"며 "투자자들의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 금융시황 정보 제공 등 사후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레버리지 ETF는 금리 연계 DLS 같은 파생상품과는 달리 만기가 없다. 투자자가 환매를 하지 않고 버틸 경우 주가가 오르면 원금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그러나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해 회복 시기를 가늠할 수 없고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기초지수 낙폭이 크면 손실률이 확대, 자칫 잘못하면 원금 전액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은행들의 영업 행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3월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며 은행에 레버리지 ETF 신탁 판매 과열 및 투자 손실 우려를 경고했지만 '소 귀에 경 읽기'였다. 은행들은 당국의 경고에도 코스닥 레버리지 ETF 신탁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KODEX 레버리지'를 제외하고 은행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 'KB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로 둘을 합쳐 지난해 순매수 금액만 5000억원을 넘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코스닥 시장 급등 과정에서 은행들이 코스닥 레버리지 ETF 신탁을 대거 판매해 시장을 과열시킨 측면이 있다"며 "대내외 변수에 따른 시장 불안으로 코스닥 지수가 하락하면서 그동안 판매 드라이브를 걸었던 은행이 스스로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에서는 코스닥 레버리지 ETF 신탁 뿐 아니라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 곳곳에서 줄줄이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미ㆍ중 무역분쟁 지속,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한ㆍ일 갈등 심화 등으로 주가지수, 환율, 금리, 상품ㆍ원자재 가격 모두 출렁이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이나 레버리지 ETF 같은 고위험 상품의 경우 투자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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