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본격화된 레거시 미디어의 디지털 유료화…멤버십 모델도 재발견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가디언·FT 등 100만 구독자 확보…NYT "수년내 1천만 구독자"
WNMC2019, 레거시 미디어 디지털 구독 모델 성과 공유
'성과'·'특권' 키워드 멤버십 모델 조명도

지난 3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2019)에서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대표가 대담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2019)에서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대표가 대담을 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글래스고(영국)=아시아경제 정영일 기자] "2022년까지 200만명의 지지자(supporters)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3년은 가디언의 지지 모델을 정의하고 확인하는 것이었다면, 다음 3년은 모델을 견고하게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양적으로도 집중하겠지만 네트워킹과 관계를 반복할 수 있도록 심화하고 강화하겠다."(줄리엣 라보리 가디언 디지털 독자수익 디렉터)


"뉴욕타임즈의 주요 사업은 뉴욕타임즈 지면을 기반으로 하는 주요 뉴스와 오피니언, 피처기사 생산이다..(중략)..뉴스룸에 투자하고 세계 최고의 저널리스트를 모아 깊이 있는 제품을 만든다면 사람들은 그 기사를 사랑하게 되고 흔쾌히 지갑을 열 것이다. 이것을 다시 투자해 더욱 고급스러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마크 톰슨 뉴욕타임즈 대표)

미디어산업에서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의 위기'는 한두 해가 된 주제가 아니다. 그간 쿼츠나 애틀랜틱 등 혁신 미디어들이 대안으로 주목받기도 했고 버즈피드 허핑턴 포스트처럼 플랫폼과의 적극적인 결합이 미디어의 새로운 나아갈 길로 논의되기도 했다.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대세였다.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71차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2019: World News Media Congress 2019)의 분위기는 흥미로웠다. 가디언 NYT 등 레거시 미디어의 대표주자들이 그간의 혁신 노력을 중간 점검하고 디지털 구독과 관련된 성과를 공유하는 발표들이 대거 이뤄졌다. 조심스럽게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유료화 모델의 중간 점검

미디어 산업은 딜레마에 봉착해있다. 급격한 디지털화·모바일화의 바람과 강력한 SNS 플랫폼 등장 때문에 뉴스 소비와 수익 간의 심각한 괴리가 발생했다. 양정애 한국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뉴스 소비는 주로 인터넷 포털과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에서 이뤄지고 수익은 여전히 소수만 남은 종이신문에서 발생하는 모순적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레거시 미디어들이 추구한 방향은 콘텐츠 유료화다.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콘텐츠 소비를 위해 정기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구독' 개념에 친근해진 사용자 집단이 생겨났다. 레거시 미디어냐 혁신 미디어냐를 따지지 않고 좋은 콘텐츠라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용자들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레거시 미디어들이 도입해 운영해온 다양한 형태의 유료화 모델의 성과가 공유됐다. USA TODAY는 △콘텐츠 일부분을 페이월(paywall,결제 페이지)로 가리는 소프트 유료화 모델 △프리미엄 콘텐츠만 유료로 제공하는 프리미엄(freemium) 모델 △소프트 유료화와 전면 유료화를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 등 3가지 유료화 모델에 대한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2019) 장면. 세바스천 애써 스테디닷컴 창업자가 멤버십 모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2019) 장면. 세바스천 애써 스테디닷컴 창업자가 멤버십 모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가장 성공적인 것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제이슨 제드린스키 USA TODAY 수석부사장은 "하이브리드 방식 도입 이후 첫 8주동안 구독 매출이 117% 늘었다"며 "더많은 독자들이 페이월에 도달할수록 구독 매출을 위한 기회가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PC 웹 사이트에서도 '구독' 아이콘을 좀 더 확실히 노출하고 구독 시 개인화 뉴스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17%의 매출 증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NYT는 역시 유료화 도입 이후의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NYT는 340만명의 디지털 구독자를 확보했다. 전체 구독자 430만명의 79%에 이르는 수치다. 지난해 4분기에 확보된 26만5000명의 디지털 구독자 가운데 9만3000명은 요리나 낱말 퍼즐 앱 같은 디지털 서비스의 구독자다. NYT는 수년내에 1000만 디지털 독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마크 톰슨 NYT 대표는 이번 총회에서 "사용자들을 오랫동안 구독자로 유지하기 위한 기술적 전략 전술에 통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 역시 지난 4월 10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결매출의 55%가 디지털콘텐츠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광고 수익이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어난 것도 디지털 유료독자 덕분이다. 존 리딩 파이낸셜타임즈 대표는 "구독수익 모델에 대한 탐구와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 덕분에 우리는 퀄리티 저널리즘이 양질의, 성장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멤버십 모델의 재발견

가디언 역시 100만명의 지지자를 바탕으로 독자 수익이 광고 수익을 넘어섰다. 줄리엣 라보리 가디언 디지털독자수익 디렉터는 "영국 한 나라의 신문사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서의 조직을 지향했다"며 "몇 십년이 걸리긴 했지만 새로운 모델을 도입했다. 디지털 부문에서의 존재감을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했고 각 플랫폼으로 진출을 했으며 어디에 청중이 있는지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가디언의 100만 지지자는 △구독자 △기부자 △멤버십 회원의 형태로 구성돼 있다. 구독자는 신문 구독자에서 이어져 온 경우가 많으며 기부자는 말 그대로 특별한 콘텐츠를 제공받는 것 없이 재정적 기여를 하는 것을 말한다. 멤버십 회원은 줄리엣 라보리 디렉터는 "누구든 재정적으로 가디언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브랜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며 "디지털 매체로서의 가치를 계속 연구해 발전시키는 것을 통해 100만 구독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멤버십 모델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도 이뤄졌다. 독일의 멤버십 기반 플랫폼 스테디닷컴 창업자인 세바스천 애써는 구독과 멤버십의 차이를 '특권'과 '관심·열정'의 키워드로 설명했다. 스포티파이나 넷플릭스를 구독하면 음악과 영상 스트리밍이라는 특권이 주어진다. 반면 유니세프나 플래터(Flattr) 등은 특정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주된 동기가 된다.

영국 독립 언론 가디언이 100만명 지지자를 확보했다. 웹 페이지 구독 화면.

영국 독립 언론 가디언이 100만명 지지자를 확보했다. 웹 페이지 구독 화면.

원본보기 아이콘

멤버십 모델은 두 가지 키워드를 모두 가진 모델이다. 특정 매체, 특정 기자와 유대감이 가입 동기가 되지만 일단 가입하면 기사 공유 등과 같은 특권이 부여된다. 최근에는 가디언뿐만 아니라 워싱턴포스트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역시 이런 멤버십 모델을 시작했다. 세바스천 애써 창업자는 "(멤버십 가입자들은)뭔가를 사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유 콘텐츠 풀에 대한 접근성을 사려는 것이며, 판매를 하는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하나의 지역사회, 그룹에 소속돼 있다는 감정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미닉 영 아게이트 대표도 멤버십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사안은 네트워킹"이라며 "함께 구축해야 하는 네트워크 관계를 미디어가 책임지고 이런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네트워크에서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결국 매력적이고 훌륭한 제품(콘텐츠)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혁신적인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총회는 지난 1~3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됐으며 민병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을 비롯해 약 70개국에서 800여명의 언론인이 참석했다. 아시아경제는 한국언론재단의 후원으로 총회를 취재했다.




정영일 기자 bawu@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