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당초 예정대로 양적완화 종료를 공식 선언한 유럽중앙은행(ECB)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며 유로존 경제를 둘러싼 리스크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제상황에 따라 언제든 양적완화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출구전략 이후에 대한 ECB의 깊은 고민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CB는 1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이달 말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년간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투입된 규모는 총 2조6000억유로에 달한다.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0%에서 1.9%로 하향 조정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7%로 0.1%포인트 낮췄다. 또한 ECB는 유로존이 2020년에는 1.7%, 2021년에는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ECB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 뒤에도 보유채권의 만기상환자금을 상당기간 재투자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현행 0%로 유지한 기준금리를 최소한 내년 여름까지는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드라기 총재는 "필요 시 자산매입 프로그램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도 다시 활용할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경기부양 효과는 가져왔을지 몰라도, 정치적으로 독일과 다른 회원국 간 통화정책 갈등을 확대시켰다고도 지적했다. EU각국에서 극우정당 등이 대두하며 향후 이 같은 갈등은 더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폴 디글은 "이번 양적완화 종료는 경제가 아닌 정치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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