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는 "이 칼럼에는 아랍 세계에서의 언론의 자유를 희망하는 그의 헌신과 열정이 담겨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카슈끄지는 결국 그 언론의 자유를 위해 생명까지 바친 것"이라고 전했다.
카슈끄지는 칼럼을 통해 끝까지 아랍에도 자유로운 언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언론만이 아랍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는 것이다.
그는 국제 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의 보고서를 통해 아랍 언론의 현실을 소개하는 것으로 칼럼을 시작했다. 아랍에서 자유로운 언론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 곳은 튀니지 단 한 곳 뿐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요르단과 모로코, 쿠웨이트는 부분적으로 자유가 있는 곳으로 평가받았을 뿐 나머지 모든 국가는 자유가 아예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랍인들은 결국 (있는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알려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카슈끄지는 자조했다.
카슈끄지는 아랍의 자유롭지 못한 언론 환경을 소개했다. 체제에 반하는 칼럼을 썼다는 이유로 수감되거나, 정부가 신문사를 아예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일이 벌어져도 같은 동료 언론인들조차 격분하지 않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국제사회 역시 이런 일에 대해 비난 성명을 내놓기도 하지만 이내 곧 침묵하며, 결국 어떤 반발도 없다고 카슈끄지는 개탄했다.
자유로운 언론의 꿈 역시 번번이 정부에 의해 틀어 막혔다. 가령 인터넷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정부는 정보를 통제하고 인터넷 자체를 막아 버리면서 기대가 꺾였다는 것이다. 또한 아랍의 정부들은 기자들은 체포하고, 거스르는 언론에 대해서는 광고를 주지 말도록 광고주에 압박을 가하는 방법으로 언론을 길들였다.
그는 아랍의 민주화를 가져오려 했던 '아랍의 봄'의 정신을 담은 언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랍 전체가 당면한 주제보다는 국내 현안에 치중하고 있으며, 사우디나 이집트, 예멘 등에서 벌어지는 현안에 대해서는 보도하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슈끄지는 아랍세계가 외부가 아닌 내부의 철의 장막에 의해 갇혀 있다면서, 아랍 역시 과거 냉전 기간 자유유럽방송과 같이 자유에 대한 희망을 전할 수 있는 매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랍사람들도 미국이나 서방 세계의 민주주의 다양한 측면과 함의 등에 관해 토론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전해 들을 수 있는 초국적인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카슈끄지는 더 중요한 것은 아랍인들의 목소리를 담은 매체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카슈끄지는 정부의 선전 매체가 아닌 독립적인 국제적 토론의 장이 출현하게 된다면, 아랍의 사람들은 각자의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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