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유제훈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면 등장은 문재인 정부 2년 차의 친문(친문재인) 색채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다. 1970~1980년대 학생운동과 재야 민주화운동 시절 당시 만든 인맥에 더해 국무총리와 당 대표를 지낸 7선(選) 의원 시절 꾸린 정치권의 친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거 노무현 정부의 대주주로서 정치와 정책에 관여했던 만큼 여느 당 대표와 달리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청와대에도 이 대표와 밀접한 연관을 지닌 인사가 대거 포진하고 있어 당 안팎의 비판적 목소리는 사실상 실종된 상황이다.
여기에 사무총장으로 유력한 윤호중 의원은 2012년 이 대표가 당 대표를 역임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았던 측근 중 측근으로 꼽힌다. 발탁 인사가 거론되는 김현 전 의원도 이 대표가 1987년 활동했던 '평화민주통일연구회(평민연)' 시절부터 함께해왔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공보를 담당했던 최측근이다.
주요 당직이 이 대표의 주변 사람들로 채워지면서 당 지도부에서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할 인물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다수 의원들도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쥔 이 대표에게 반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왕적 당 대표가 탄생한 셈이다.
정부에서는 노영민 주중 대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이 대표가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활동했던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출신이다.
당 안팎의 주요 요직이 친문 일색으로 채워지면서 여당은 더욱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주류의 비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 비주류 중진 의원은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친문 색채를 강화하는 것이 다음 총선에서 당의 승리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선거 때는 다양한 인사를 영입해야 하는데, 친문이 아닌 사람이 당에 들어오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권한이 강해지면서 청와대와 갈등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버럭 이해찬'이라는 별명처럼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선배격인 이 대표가 당ㆍ청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과 당내 소통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국의 공공기관장도 친문 인사로 도배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바른미래당이 공개한 '공공기관 친문 백서: 문재인 정부 낙하산ㆍ캠코더 인사현황'에 따르면 지난 1년4개월간 전국 340개 공공기관에 365명에 이르는 '캠ㆍ코ㆍ더(문재인 캠프ㆍ코드ㆍ더불어민주당)' 인사가 임원으로 임명됐다.
340개 공공기관에 총 1651명의 임원이 임명됐는데, 이 중 365명이 이른바 캠코더 인사라는 것이다. 이 중 기관장은 무려 94명에 이른다. 공공기관장으로 임명된 94명 중에는 20대 국회의원 불출마자와 낙천자 등이 대거 포함됐다. 이미경 전 의원(한국국제협력단), 오영식 전 의원(한국철도공사), 이강래 전 의원(한국도로공사), 김낙순 전 의원(한국마사회), 김용익 전 의원(국민건강보험공단), 김성주 전 의원(국민연금공단), 지병문 전 의원(한국사학진흥재단), 이상직 전 의원(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이 거론됐다.
바른미래당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지역 당직자, 시민단체 관계자 등도 임원진에 배치됐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춰야 할 산업은행ㆍ중소기업은행 등 금융기관에도 캠코더 인사들이 포진했다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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