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회계처리 적절성이 문제"…증선위가 납득할 수준의 해석·기준 내놔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감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을 심의하기 위해 이번 감리위원회를 대심제로 진행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여부를 판단해 증권선물위원회에 자문하는 역할을 하는 감리위원회 회의가 시작됐지만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라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감리위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회계 기준을 보면 실제적인 콜옵션 행사 여건은 관계없이 가능성만 가지고 판단하도록 돼 있다"면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고 사전 준비 기간도 필요한 만큼 바이오젠에 먼저 실제적인 콜옵션 행사 의사를 밝혀줄 것을 요구했고 그에 대한 답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과 참여연대는 사후 콜옵션 행사가 당시 회계처리 문제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회계사)은 "지금 문제는 2년 반전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가 4조8000억원으로 평가된 근거와 관련한 것으로 지금의 콜옵션 행사 의사표시가 이를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회사측이 따랐다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대한 감리위원들의 해석과 기업가치 재평가에 대한 적절성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이 근거로 들고 있는 K-IFRS 1110호에 따르면 '실질적 권리인가를 결정할 때 모든 사실과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잠재적 의결권의 계약조건은 투자자가 다른 이유로 상품의 행사나 효익을 얻을 경우 실질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명시하고 있다.
IFRS에 따라 기업의 자율적 판단을 존중한다고 해도 기업가치를 16배 높게 책정한 부분은 회사와 관련 회계법인 등이 적극 소명해야 한다. 오는 25일 2차 감리위원회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회사측이 여러 전문기관에 의뢰해 미래가치를 추산한 결과라는 점을 두고 회사와 금감원이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관련 기준 해석과 이에 따른 가치 산정 적절성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대심제를 적용하는 25일 하루에 모든 쟁점을 소화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면서 "시장이 납득할 수준의 해석과 기준을 내놓는 게 이번 감리위와 증선위의 핵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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