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중국 샤먼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와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소통과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기로 했다. 샤먼(중국)=AP연합
[아시아경제 뉴욕·베이징=김근철·김혜원 특파원, 서울=노미란 기자]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는 '패닉'에 빠졌다.
미국은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을 장착한 수소폭탄 시험 성공을 주장하고 나서자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결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3일(현지시간) 군사적 응징과 무역 봉쇄 병행이라는 강력한 대응 카드를 꺼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하기에 앞서 북한 공격 가능성에 대해 "지켜보자"며 여지를 남겼다. 회의를 마친 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을 전멸시킬 옵션도 있다"면서 초강경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빈으로 나서 중요한 국제 외교 행사를 치르는 와중에 일어난 북한의 연쇄 도발에 중국은 크게 당황한 기색이다. 북한이 최근 중국의 안방 외교 행사 기간에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지난해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에 이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까지 벌써 세 번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브릭스 정상회의는 시 주석이 주요국 정상을 초청해 스스로의 권위를 높이고 나아가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마지막 외교 무대였다"면서 "시 주석의 인내는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 소식통은 FT에 "핵실험은 대북 원유 공급을 끊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명분 가운데 하나"라며 "그러나 우리는 아직 (조처를) 매우 꺼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관한 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모두 '종이호랑이'인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러시아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동맹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샤먼에서 만나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에 합의하고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소통과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적절한 대처'가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장롄구이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 이익이 각자 달라 두 나라 사이에 의미 있는 협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전례 없는 강력한 대북 압력을 촉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하루 동안 2차례 통화하면서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후 미·일 정상이 6일 동안 4차례 유선 회담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도 통화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대북 대응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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