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사업 다각화로 깜짝 실적
최저임금·조세개혁 등 정책이슈 하반기 성장 발목
일각서 최저임금 인상 가계소비 증가 주장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 유통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실적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크게 엇갈렸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이 노골화된 지난 2분기 중국인들이 선호하던 브랜드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어닝 쇼크'를 경험한 반면, 중국 비중이 비교적 낮은 기업들은 예상보다 선전한 것.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년새 반토막(49.1% 감소)난 870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 기존점 매출 성장률은 5.2%나 빠졌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백화점 업황이 침체되면서 기대보다 훨씬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할인마트는 지난 4월 창립 50주년 프로모션 효과 등으로 2분기 기존점 성장률 4.2% 기록하면서 일시적 반등했지만, 상반기 합산 매출은 역성장(-0.7%)을 기록했다.
다만 LG생활건강은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3% 늘었다. LG생활건강은 국내 1위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뛰어넘었다. 면세 채널에서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지만,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생활용품과 음료 등 비(非)화장품 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는 않다. 우선 중국이 사드 보복을 철회할 모멤텀을 당분간 찾기 어렵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과 추경, 조세개혁 등 정책을 둘러싼 잡음이 내수 경제의 발목을 잡을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근거가 약해 보인다"면서 "하반기 국내 자체의 이슈들은 많은 잡음(최저임금, 추경, 조세개혁 등)이 예상되는데 한국경제는 정부의 시나리오만큼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하반기 소비경기 회복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최저임금 상승 등 새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이 가계구매력은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7월 소비심리가 111.2 로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소형 프랜차이즈 등 개별업종과 기업 측면에서는 비용부담이 증가할 수 있지만 사업구조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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