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먹거리 가격 상승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신선식품은 정부의 수 차례 가격 안정책 추진에도 좀처럼 상황 개선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달걀 가격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에 봄철 수요 증가 등이 더해지면서 다시 오름세다. 지난 19일 기준 전국 평균 특란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7963원으로 평년 가격(5577원) 대비 42.8% 높다. 평년 가격은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1년 전(5150원)보다는 54.6% 비싸다.
앞서 한 판 평균 소매가가 9000원까지 올라갔던 달걀 가격은 설 이후 하락했다가 3월 중순 들어 강보합세를 보여 8000원대까지 상승했다. 신학기와 봄소풍, 부활절(지난달 16일), 5월 황금 연휴 등 수요 증가 요인이 겹친 영향이다.
오리고기 가격도 330여만마리 살처분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낸 AI 발생 이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1년 전 6500원이던 2㎏짜리 오리 신선육은 현재 9000원대로 치솟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이달 육계 1kg 산지가가 도계 마릿수 감소 영향에 1년 전(1258원)보다 42.6~53.6% 상승한 생체 kg 당 1800~2000원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로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달 황금 연휴와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파동 이후 대체 수요 등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
19일 기준 한우 등심(100g 1등급·7786원) 소매가는 평년 대비 21.1% 높다. 한우 갈비(100g 1등급·4956원)는 13.6% 비싸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중품·2218원) 가격은 18.2% 높다. 이달 돼지고기 가격도 수요 증가 등에 1년 전보다 상승할 전망이다. 돼지 지육 1kg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상승한 탕박 기준 평균 5400원에서 5700원 사이일 것으로 KREI는 관측했다.
대파(1kg 상품·2944원), 마늘(깐마늘 1㎏ 상품·1만272원) 등 양념류 채소 소매가는 평년보다 각각 5.8%, 23.1% 높다. 당근 상품 1kg(3813원)은 20.1%, 무 상품 1개(1952원)는 22.9% 비싸다. 양파(1kg 상품·2021원)값도 평년가보다 15.2% 높다.
최근 치킨과 라면, 사이다 가격이 잇따라 오른 데 이어 여름철을 앞두고 아이스크림과 빙수 등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아이스크림 가격은 최대 14.1%(하겐다즈), 빙수 가격은 최대 19.4%(드롭탑) 인상됐다. 아직 여름이 오지 않은 만큼 다른 업체들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8일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레쓰비, 실론티, 솔의눈, 핫식스 등 7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향후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망에서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오비맥주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코카콜라는 같은 달 코카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평균 5% 상향 조정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하이트와 맥스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33% 인상했다. 대표 서민 먹거리인 라면 가격도 올랐다. 삼양식품은 지난 1일부터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짜짜로니 등 주요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이 밖에 BBQ가 지난 1일부로 황금올리브치킨 등 10개 품목의 가격을 품목별로 8.6~12.5% 인상하면서 다른 치킨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여지가 많아졌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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