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의 도발에 맞대응한 대규모 한미 해상훈련이 이어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 간의 정보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 한미가 실시한 독수리연습기간 중에 러시아와 중국은 정보함을 동해상으로 급파해 한미연합훈련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와 중국의 첨단 정보함이 동해상에 동시에 출몰한 것은 이례적이다.
25일 정부관계자는 "지난달 한미 독수리연습기간에 울릉도 인근에서 러시아와 중국 정보함이 일주일간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한미연합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 만큼 한미 전략자산과 전략 등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정보함 뿐만 아니라 잠수함까지 동해상에 보냈다. 러시아의 정보함은 쿠릴리(Kurily)급으로 러시아 극동함대가 주둔해있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의 잠수함은 우리 해군에 포착되기도 했다. 우리 해군은 자체적으로 지난달 22일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첫 발견했다. 당시 이 잠수함은 러시아잠수함으로 확인됐다. 디젤 잠수함인 킬로(KILO)급 잠수함이었으며 산소공급을 위해 수면 위로 부상했다가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러시아 잠수함은 다시 잠수를 시작했고 25일 밤 우리 해군에게 다시 발각됐다.
정보당국은 이달부터 한반도 주변국들이 정보습득을 위한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해역으로 대거 급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북한군의 창건일에 맞춰 우리 해군의 4400톤급 구축함 왕건함과 미국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웨인 메이어함(Wayne E Meyer, DDG 108)이 참가한 가운데 서해에서 전술기동ㆍ함포 실사격 훈련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어 이달 말에는 미국의 전략무기로 손꼽히는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호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미사일 탐지ㆍ추적ㆍ요격훈련을 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지난달 독수리연습기간 동해상으로 정보함을 보낸 것도 미국의 칼빈슨호를 염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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