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보다는 빵' 서양식 식단 범람…김치·장류 소비↓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직장인 김미나 씨는 한식을 챙겨먹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평소에도 된장찌개, 청국장찌개 등 특유의 냄새가 강한 전통음식보다는 빵·시리얼 등 서양식 식단을 선호하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바쁜 일상으로 아침밥을 거르게 되면서 밥상 소비규모는 크게 줄었다.
현대인의 입맛이 점차 서구화되면서 쌀, 김치, 장류 등 한국인 밥상이 점차 사라지는 분위기다. 하루에 밥 두 공기도 채 먹지 않는 소비자들로 인해 창고에는 쌀이 쌓여만 가고 있다. 29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26일 기준 쌀 20kg 도매가격은 3만6000원으로, 이는 작년보다 9.5% 내린 수준이다. 같은 날 소매가격도 작년보다 11.4% 내린 3만9661원에 거래됐다.
쌀값 하락은 소비자들이 쌀 소비 규모를 계속해서 줄여나가는 바람에 창고에 재고가 넘쳐나게 된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국민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72.4g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비 3.3% 줄어든 수준이다. 172.4g을 밥 한 공기(100~120g)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1.4~1.7그릇이 도출된다. 하루에 밥 두 공기도 채 먹지 않는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국민 1인당 62.9kg의 쌀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985년 128.1kg을 소비하던 때와 비교해보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내 김치소비도 감소했다. 세계김치연구소의 '2015년 김치 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정에서 1인당 김치 소비량은 25.3kg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 1인의 하루 김치 섭취량은 62.9g이다. 이는 2010년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섭취량 71.4g보다 11% 감소한 수준이다. 김치를 먹지 않는 이유로는 서양식 식단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치연구소가 소비자 19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는 '밥이 아닌 빵류, 시리얼, 서양식 식단이 늘어서'라는 이유를 선택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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