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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합헌] '불고지죄' 배우자 신고의무…제2의 국보법 논란 불씨

최종수정 2016.07.29 11:30 기사입력 2016.07.29 11:30

헌법재판관 4명, 위헌 의견…"극히 이례적인 입법형태, 형법 체계상 균형 상실 과잉입법"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합헌으로 정리되면서 9월28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독소조항'을 둘러싼 논란의 불씨는 고스란히 남았다.

28일 헌법재판소의 김영란법 선고를 앞두고 법조계는 조심스럽게 '합헌' 쪽에 무게를 실었다. 헌재가 깜짝 놀랄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그런데도 법조계 일각에서 '일부 위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이유는 '배우자 금품수수시 공직자 신고의무' 조항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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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은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금지 금품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약속한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벌칙 규정을 뒀다.

언론인과 사립교원을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문제가 김영란법 헌법소원심판의 최대 쟁점처럼 부각됐지만, 법리상 가장 치열한 쟁점은 배우자 신고의무 조항이었다. 만약 김영란법 일부 위헌이 선고된다면 바로 그 조항이 문제로 지적됐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헌법재판관 9명 중 이정미,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등 4명의 재판관이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우리 형사법 체계상 불고지죄를 처벌하는 경우로는 국가보안법 제10조의 불고지죄 외에는 그 예를 쉽게 찾기 어렵다"면서 "극히 이례적인 입법형태이고, 형법 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한 과잉입법"이라고 지적했다.

국보법 제10조(불고지)는 반국가단체 구성·목적수행·자진지원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을 알면서 신고하지 않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국보법 불고지죄는 단서 조항으로 '본범과 친족관계가 있는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돼 있다는 점이다.

김영란법의 배우자 신고의무 위반 처벌 조항이 '제2의 국보법 불고지죄'라는 지적을 넘어 형사법 체계에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내용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부패사회 척결이라는 김영란법의 대원칙 때문에 '합헌' 결정에 대한 환영 일색의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독소조항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범인을 은닉한 친족을 처벌하지 않는 형법 규정과 충돌되는 등 법체계적으로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부부간 불신을 조장하고 가정 파탄의 원인이 되는 반인륜적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합헌 취지를 설명하면서 "배우자 행동을 항상 감시하도록 하는 등의 과도한 부담을 가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제한되는 사익은 공익에 비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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