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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의 신②] 숱한 외국인의 혀로 검증, 명동함흥면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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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의 기자 '입맛 습격대'- 양념·고명·면 모두 정직…싫어할 손님은 없겠지만 '특미' 2% 아쉬움

명동 함흥면옥의 회냉면

명동 함흥면옥의 회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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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금보령 기자, 정동훈 기자]

명동 함흥면옥을 찾은 세 기자의 공통된 의견. “맵지 않고 깔끔하다.”
함흥냉면은 맵거나 자극적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특유의 새빨간 양념도 그렇고 고명으로 올라가는 회 덕분에 간이 셀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비 내리는 5월 어느 날 찾은 명동함흥면옥에서 함흥냉면을 맛보기 전까지는 세 기자의 생각도 그랬다. 세 기자는 회냉면 두 그릇과 고기냉면 한 그릇을 주문했다.

명동함흥면옥의 함흥냉면은 매콤한 양념보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먼저 향긋하게 퍼졌다. 고명으로 올라온 간재미회도 푸짐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 덕분일까. 관광명소로 알려진 명동인 걸 감안하더라도 식당 곳곳에서 일본어와 중국어가 자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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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훈 기자(이하 정): 난 매운 음식 먹으면 항상 고생해. 그래서 마음 단단히 먹고 왔는데 양념이 그렇게 자극적이진 않네. 고소한 참기름이랑 어우러져서 계속 찾게 되는 맛이야.

권성회 기자(이하 권): 나도 매운 음식은 잘 못 먹어. 엽X떡볶이나 불X볶음면은 입에도 못 대는데 지금 먹는 이 냉면은 딱 ‘맛있게 맵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야. 대신 단 맛은 조금 부족한 것 같아. 계속 당기는 것 같진 않아.

금보령 기자(이하 금): 단 맛이 필요하면 여기 이 설탕 넣어도 되잖아? (식탁 위에는 설탕, 양념, 식초, 겨자 등이 준비돼 있다.)

냉면이 참기름 향이랑 섞인 양념 향이 고소하면서도 매콤하네. 일단 후각은 만족. 그리고 얼마 전에 맛있다고 소문난 한 함흥냉면 집에 갔는데 냉면 먹고 혀가 얼얼해서 맛을 느낄 수 없을 정도였거든? 여기는 다 먹어도 얼얼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진짜.

정: 간재미 회는 어땠어? 함흥면옥 냉면은 씹는 재미가 있어. 오독오독 씹히는 간재미, 아삭아삭한 배, 비릿한 맛을 잡아주는 오이채까지. 식감이 풍부하니 먹는 내내 즐거웠어.

고명을 펼친 회냉면

고명을 펼친 회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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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삶은 달걀에 무절임까지 해서 고명 종류가 다양했는데 어느 것 하나 튀는 것 없이 잘 조화된 것 같아서 좋았어. 특히 무절임은 반찬으로 더 나와서 원하는 만큼 더 먹을 수 있는데, 간이 세지 않아서 곁들여 먹기에 적당한 듯 해

금: 고명은 그럼 삶은 달걀 반 조각에 간재미, 배, 오이, 무절임, 깨 이 정도지? 그냥 비빔냉면은 간재미 대신 소고기 올라가고? 더 있으면 말해줘. 고명은 그냥 무난한 정도고, 면이 별로 안 질기네. 아 물론 평양냉면의 면보다는 질기지만 여기 면도 씹으면 잘 끊어져서 먹기 편하고. 여긴 면 성분이 어떻게 된대?

권: 보통 함흥냉면은 감자나 고구마 전분을 사용하는데 이곳은 고구마전분을 쓴다고 해. 나도 생각보다 면이 질기지 않은 게 좋았어. 다른 함흥냉면집보다 면이 살짝 굵은 점도 맘에 들었고. 함흥냉면을 먹다보면 면의 양이 적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여긴 양도 적당했어.

정: 양념이나 고명과 마찬가지로 면도 정직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어. 몇몇 식당들은 면을 미리 준비하는 바람에 면끼리 뭉쳐서 양념이 잘 베지 않는 경우도 있거든. 함흥면옥 냉면은 갓 만든 면을 내놓는 것 같아.

처음에 밝혔듯 이곳 냉면은 맵지 않고 깔끔하면서 고명과 조화가 잘 어우러진다. 질기지 않으면서 적당한 굵기를 갖춘 면도 괜찮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무난하다’는 거다. 분명 맛있는데 다른 가게 냉면에 비해 특별히 기억 남는 게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권: 깔끔한 맛이 최고 장점이지만 반대로 이 집만의 개성이나 단번에 느낄 수 있는 특징은 없는 것 같기도 해. 다 먹고 나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스타일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깔끔’ ‘무난’ 같은 말만 생각나. 이 집 냉면을 싫어하는 사람은 적겠지만 또 이 집 냉면만 좋아하는 사람은 적을 것 같아.

정: 특징을 찾기 힘들긴 해.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양념을 과하게 쓰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려 노력한 것이기도 한 것 같아. 수많은 외국인이 찾는 명동에서 ‘맛집’으로 살아남은 저력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이집은 만두도 맛있는 집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땠어?

세 기자는 만두도 시켜 먹었다.

세 기자가 주문한 함흥면옥 만두

세 기자가 주문한 함흥면옥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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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만두도 그냥 무난한 느낌? 맛있는데 이 집 만두만 생각나진 않을 것 같고… 매콤한 양념이랑 만두의 조화가 괜찮네.

권: 만두소에 돼지고기 비율이 높아서 첫맛은 아주 좋았어. 그런데 채소가 너무 적어서 그런지 씹을수록 약간 느끼한 맛이 올라오더라고. 찐 지 시간이 좀 됐는지 만두피가 살짝 굳은 느낌도 있었어. 많이는 못 먹을 것 같아.

정: 만두는 육즙이 생명 아니야? 고기 비율이 높고 채소 비율이 낮다보니 육즙이 적어서 아쉬웠어. 사실 좀 퍽퍽했어.


명동함흥면옥은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만한 함흥냉면을 내놓는 집이다. 함흥냉면은 먹고 싶은데, 지나치게 맵고 자극적인 양념 때문에 속이 걱정된다면 부담 없이 명동함흥면옥을 찾아보자. 깔끔한 함흥냉면의 진수를 맛보게 될 것이다.

*명동함흥면옥 한줄평

권: ‘불호’는 없겠지만 ‘극호’도 적을 것 같은.
금: 무난하게 시작해서 무난하게 끝나는 맛.
정: 일본·중국인도 즐기는, 명동의 냉면 맛집.








권성회 수습기자 street@asiae.co.kr
금보령 수습기자 gold@asiae.co.kr
정동훈 수습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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