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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이 애타게 노래했던 그녀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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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사람 - 47년전 오늘, 교통사고로 타계한 시인과 비밀여인

시인 신동엽

시인 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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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신동엽이라고 하면 개그맨을 떠올리는 이들이 더 많겠지만 기실 이 이름을 먼저 각인시킨 이는 동명의 시인이다. 신동엽 시인은 민중의 저항의식을 시로 썼으며 1967년 발표한 '껍데기는 가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신동엽은 1959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10년이라는 짧은 기간만 문학 활동을 했고 1969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7일은 시인 신동엽 타계 47주기다. 그는 1968년 시인 김수영이 교통사고로 숨지자 한 신문에 발표한 '지맥 속의 분수'라는 추모 글을 통해 "어두운 시대의 위대한 증인을 잃었다"고 했다. 김수영에게 썼던 '어두운 시대의 위대한 증인'이라는 표현은 이듬해 세상을 떠난 신동엽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다. 김수영도 그에 대해 "강인한 참여의식이 깔려 있고, 시적 경제를 할 줄 아는 기술이 숨어 있고, 세계적 발언을 할 줄 아는 지성이 숨 쉬고 있고, 죽음의 음악이 울리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신동엽은 '껍데기는 가라'에 이렇게 썼다. "껍데기는 가라 /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 껍데기는 가라. // 껍데기는 가라 /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 껍데기는 가라. // 그리하여, 다시 / 껍데기는 가라. /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 아사달 아사녀가 /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 부끄럼 빛내며 / 맞절할지니 // 껍데기는 가라. / 한라에서 백두까지 /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그가 껍데기는 가라고 하며 이 땅에 사는 민중들의 진정한 모습을 지칭하는 시어로 삼은 것이 아사달과 아사녀다. 그는 자신의 첫 시집의 제목도 '아사녀'라고 했다. 외세에 영향 받지 않는 순수한 한국인의 모습을 동학년 곰나루의 아우성을 비롯해 아사달, 아사녀에서 찾은 것이다.

아사달과 아사녀의 이야기는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과 관련돼 전해지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백제의 이름난 석공 아사달이 불국사 창건에 동원됐는데 오랜 시간 남편과 떨어져 있던 아사녀가 남편의 얼굴을 보기 위해 신라로 찾아온다. 하지만 불국사의 주지는 탑이 완성되기 전 이 부부의 상봉을 막고 아사녀에게 탑이 완성되면 그림자가 못에 비칠 것이라고 하며 기다리라고 한다. 하지만 여러 달 동안 못에 그림자가 비치기만을 기다린 아사녀는 남편을 옆에 두고도 볼 수 없는 안타까움에 결국 못에 몸을 던진다. 석가탑을 그림자 없는 '무영탑'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설화에서 비롯됐다. 이 이야기는 현진건이 소설 '무영탑'에서 다루기도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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