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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대장암 극복할 신약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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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관련 기술 이전

▲우리나라 대장암 발생은 미국와 일본보다 높게 나타났다.[자료제공=보건복지부 암통계]

▲우리나라 대장암 발생은 미국와 일본보다 높게 나타났다.[자료제공=보건복지부 암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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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암 극복의 길은 쉽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의 연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입니다. 하나를 극복하면 또 하나의 산이 버티고 있기 마련입니다. 이 산들을 넘고 넘어 마침내 하나의 결과물에 도착합니다. 그 과정은 매우 힘든 과정입니다.

국내 연구팀이 대장암을 극복할 수 있는 신약개발에 다가섰습니다. 수술이 아닌 신약을 통한 치료라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 연구팀은 대장암 세포 증식에 영향을 주는 효소를 억제해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개발했습니다. 에스티팜(대표 임근조)과 공동 개발했고 3일 화학연에서 기술이전 협약식을 열었습니다.
대장암이 발생하는 원인과 경로는 여러 가지입니다. 이번에 개발한 후보물질은 암세포 증식을 일으키는 신호 전달 과정 중 특정 부분을 중간에서 억제시킵니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대장암을 치료합니다.

체내에 '윈트'라는 신호전달 과정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베타카테닌'이라는 단백질이 축적됩니다. 이 단백질은 암을 일으키는 단백질 또는 유전자를 만드는 데 영향을 줍니다. 정상 상태에서는 이 단백질의 분해를 돕는 '액신'이라는 물질이 암 발현을 막습니다. 자체 방어를 하는 셈이죠. 문제는 체내에 특정 이유로 '탄키라제' 효소가 많이 분비되면 '액신'이 줄어듭니다. 이 때문에 '베타카테닌'을 분해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번 후보물질은 '탄키라제' 효소를 억제해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입니다.

대장암 치료는 대부분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으로 이뤄집니다.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은 독성이 강합니다. 정상 세포까지도 죽이기 때문에 견디기 힘듭니다. 또 다른 치료법으로 표적 치료요법이 있습니다. 이른바 '얼비툭스 주사제'가 쓰이는데 값이 비쌉니다. 특히 대장암 유발 유전자(KRAS)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이 주사제를 쓰더라도 치료가 어렵습니다. 전체 대장암 환자의 40~50%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탄키라제(Tankyrase) 효소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은 2009년 '네이처'지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치료효과에 주목한 연구자들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임상시험에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은 없습니다. 화학연은 에스티팜이 제공한 선행기술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에스티팜과 약 2년 동안 공동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화합물 합성, 약효검색, 약동력학(체내에서 약이 흡수, 작용, 배출되는 과정을 연구) 등의 최적화 연구를 통해 후보물질을 만들어냈습니다. 국내특허 2건과 국제특허 2건을 공동출원했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만든 후보물질은 대장암 동물 시험 모델에서 암세포 성장억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탄키라제와 유사한 요소인 PARP-1을 동시에 억제하지 않고 탄키라제만 표적으로 억제하는 효과가 매우 높았습니다. 안전성 면에서도 우수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대장암 치료제 시장은 2014년 세계 7개 국가 기준으로 약 25억 달러 규모에 달하고 있습니다. 2012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대장암 환자 발생비율은 인구 10만 명 당 77명으로 미국 50명, 일본 65명보다 높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허정녕 화학연 박사는 "현재 대장암 치료를 위한 효과적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속적 신약개발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에 개발된 후보물질이 앞으로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해 대장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기술이전을 받은 에스티팜은 추가로 대량 시료생산을 위한 공정개발과 후보물질의 인체 내 흡수를 돕기 위한 제제연구, 약동력학과 약력학 시험을 통한 안전성 평가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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