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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을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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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을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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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구절입니다. 이효석은 봉평에서 대화까지의 칠십리 밤길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달 밝은 밤에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23일은 소설가 이효석 탄생 10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는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서 태어났습니다.

왼손잡이인 장돌뱅이 허생원과 동이가 달빛 아래 메밀꽃이 하얗게 핀 산길을 함께 걷는 장면은 아마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입니다. 장돌뱅이들의 삶과 애환을 시적인 언어로 그려낸 이 소설의 한 장면을 찾아 매년 메밀꽃이 피는 9월이면 봉평 일대에 사람들이 몰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혹시 알고 계시나요? 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효석이 1936년 '조광(朝光)'에 발표한 소설의 제목은 '모밀꽃 필 무렵'이었습니다. 그러니깐 이효석은 봉평에서 대화까지의 밤길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모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모밀은 메밀의 방언입니다. 아직도 '모밀국수'라고 쓰는 식당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모밀을 메밀의 잘못된 표현이라고 하고 메밀이 올바르다고 정하면서 소설의 제목도 '메밀꽃 필 무렵'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모밀꽃이라고 써도, 또 메밀꽃이라고 써도, 이효석이 표현한 그 아름다운 밤길의 정경은, 소설이 전하는 감동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쓴 소설 속 언어마저 정해진 기준에 맞춰 고치는 것,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이경희 디자이너 moda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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