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대화로 풀자고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성이 없음을 드러낼 뿐이다. 북한은 세계 평화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며 중국은 그것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심지어 지역의 리더 역할을 자임하는 대국이라면 응당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 대안 없이 남의 일 보듯 하는 중국을 제외하면, 어떤 국가도 이 문제가 기존 방식으로 해결될 것이라 여기지 않는다.
이것은 세계 1, 2위 군사대국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충돌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과 맞설 때 중국과 북한은 한편이다. 두 강대국 간 일촉즉발 상황에서 북한의 협상 공간은 매우 넓어져 있을 것이다. 북핵의 가치는 그 때 고점을 찍게 된다. 김정은은 일련의 움직임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 모른다.
중국이 우리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건 그것이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북핵은 중국에게도 골칫덩어리지만 그것을 해결하자고 미국과 충돌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대결이 불가피하다면 중국도 회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재앙이다. 미ㆍ중 간 대결구도를 증폭시키는 방식의 대북 전략이 현실적일 수 없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일관된 방향성을 국제사회에 확신시키는 것이다. 어떤 결정이 내려져도 내부분열만은 없어야 주도권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일관되며 현실적이고 주변국들에게 설득력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국론도 모인다.
햇볕이든 압박이든 최종 목표는 평화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결연하고 믿음직하게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한반도의 앞날에도 찬성하느냐는 설문조사는 대통령 지지율과 사뭇 다르게 나올 게 분명하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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