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시에 따르면 전날 저녁 SBS의 보도로 세종문화회관 사업단장 정모씨의 삼청각 무전 취식 사실을 알게 된 박 시장은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런 일이 벌어지냐"며 황당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도 평소 민생 현장에 가거나 공무상 민간 시설을 이용할 때 업주ㆍ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입장료나 식대 등을 제 금액으로 지급하고 있는 마당에 산하 기관의 간부가 이같은 '갑질'을 저지르자 분노를 감추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해당 간부를 이날 중 직위해제하기로 했다. 또 해당 기관인 세종문화회관 감사과 대신 시 감사담당관실이 직접 진상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사실 관계가 확인될 경우 해당 간부에게 파면ㆍ해임 등 중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아울러 다른 산하 기관ㆍ사업소나 공사 발주 담당 부서 등 유사한 부패ㆍ비리가 일상화돼 있을 수 있는 부서들에 대한 감찰 강화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런 일이 다른 곳에도 있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보다 광범위하고 전방위적인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씨는 지난 9일 저녁 삼청각에서 가족 등 10여명과 함께 1인 당 20만원이 넘는 고급 요리를 먹고 식대 300여만원 중 33만여원만 내는 등 '갑질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정씨가 일하는 세종문화회관은 2001년부터 서울시가 전통문화복합시설로 지정ㆍ운영하고 있는 삼청각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70~80년대 고위층들이 밤문화를 즐기는 최고급 요정이었던 삼청각은 이 때부터 외국인 관광객이나 일반인들이 전통공연을 즐기고 혼례ㆍ약혼식ㆍ상견례 등을 치르는 문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씨가 갑질 식사를 즐긴 한식당은 1인당 3만원대부터 20만원대까지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최고급 식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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