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소송 가운데 대표적으로 알려진 사례는 미국 건설기업인 벡텔(Bechtel)과 볼리비아의 소송이다. 볼리비아는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억3800만달러의 융자를 받아 구조개혁에 착수한다. 코차밤바 상하수도 시설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입찰을 실시하는데 이때 벡텔의 자회사인 인터네셔널 워터 리미티드(IWL)가 지분 55%를 보유한 아구아스 델 투나리(Aguas del Tunari)사(社)도 입찰에 참여한다.
결국 이듬해인 2000년 2월에 상하수도 사유화를 취소하고 벡텔의 상하수도 시설 운영권을 빼앗을 것을 요구하는 대중봉기가 일어나게 됐다. 볼리비아 정부는 4월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를 투입했지만 시위는 그치지 않았고 결국 4월10일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 벡텔을 국외로 추방하게 된다.
볼리비아에서 쫓겨난 벡텔은 1992년에 네덜란드와 볼리비아가 맺은 양자 간 투자협정의 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를 근거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로 가서 볼리비아 정부를 상대로 2600만달러 규모의 소송을 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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