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군 병력 3000명을 라이베리아에 파견해 11개의 에볼라 치료소를 세웠지만 이곳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2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치료소 중 9개소에는 1명의 환자도 방문하지 않았다.
의도와 달리 미국의 에볼라 치료소가 제 역할을 못한 것은 후속 조치가 너무 늦게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서아프리카 에볼라 퇴치를 위해 총 14억달러(약 1조5313억원)를 투입했다. 대부분은 에볼라가 가장 극심했던 라이베리아에 집중됐다.
미국의 에볼라 치료소가 처음으로 문을 연 것은 대책이 발표된 지 2개월이 지난해 11월 18일이었다. 나머지 10개소는 모두 대책이 발표되고 3개월이 지난 뒤에야 설립됐다.
이러는 사이 라이베리아의 신규 에볼라 감염 환자는 급격히 줄어갔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다음 주 635명으로 최고에 도달했던 주간 신규 감염 환자는 10월 말부터 급감했다.
미국의 첫 번째 에볼라 치료소가 들어섰을 때에는 이미 신규 감염자수는 100명대로 떨어져 있었으며 2번째 치료소가 들어설 무렵에는 50여 명 수준으로 하락했다.
에볼라 감염 환자가 급감할 것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다른 지원국이 더 유연하게 대처했더라면 치료소 대신 라이베리아의 망가진 의료시스템을 복구하는 것과 같은 조치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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