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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1970', 뜨거운 이민호-묵직한 김래원의 하모니(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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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1970'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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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남자 배우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으로 종종 꼽히는 유하 감독이 새 영화 '강남1970'으로 관객들 곁에 돌아왔다. 13일 베일을 벗은 이 작품은 짙은 남자의 향기와 여성 관객들이 움찔할만한 거친 장면들도 등장하지만, 유하 감독만의 색깔이 물씬 묻어난 영화임에 분명했다.

당초 알려진대로 '강남1970'은 '말죽거리 잔혹사'와 '비열한 거리'를 잇는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편이다. 1970년대 서울 강남 지역 땅 개발을 두고 벌어지는 욕망과 의리, 배신을 모두 담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민호와 김래원이 있다.
이민호는 잘살고 싶다는 꿈 하나로 강남땅 개발 이권 다툼에 뛰어드는 청춘 김종대 역을 맡았으며, 김래원은 치열한 조직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백용기로 분해 열연했다.

'강남1970'을 통해 이민호는 첫 스크린 주연에 도전했다. 그간 드라마에서 부유한 집 자제 역을 주로 맡은 그는 이번 영화에서 넝마주이로 변신하며 잘생긴 외모를 감추기 위해 애쓴 노력이 여실히 느껴진다. 장동건, 원빈, 송승헌 등 모든 미남 배우들이 겪어온 것처럼 '잘생김'에 연기력이 가려지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도전이었다.

뿐만 아니라 달콤한 대사들로 여심을 녹이던 이민호는 실제로 굉장히 장난기도 많고 남성적인 면이 강한 배우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 본연의 매력이 제법 드러난다. 강한 액션 연기도 눈길을 끌지만, 깊이 있는 감정 연기가 중요했던 종대 역할을 소화해낸 그를 통해 배우로서의 성장과 인간적인 성숙미를 느낄 수 있다.
권상우, 조인성 등의 진가를 일찌감치 알아본 유하 감독은 이민호의 상남자 기질을 한껏 끌어내면서 그의 첫 스크린 주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부담스럽거나 무리한 변화가 아니면서도 지금까지와는 확실히 다른 색을 보여줘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았다.

이민호의 상대역인 김래원은 현재 드라마 '펀치'에서도 대단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연기력으로는 두말 할 것 없는 배우이지만, '강남1970'에서 이민호를 든든히 받쳐주면서 진가를 발휘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최고가 되기 위해 뭐든 할 각오가 되어있는 백용기로 분해 비열함과 자책감을 오가며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거지 분장(?)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 이민호와 다르게 김래원은 넝마주이 역할마저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려냈다는 점이 재미있다. 두 사람은 목숨 걸고 뒹구는 남자들의 처절한 모습을 보여주며 욕망과 갈등, 혼란을 효과적으로 그려냈다. 더욱 강해진 액션, 여러 인물들의 들끓는 욕망, 수차례 등장하는 베드신 탓에 폭력성이 부각된 느낌도 들지만 유하 감독의 영화를 기다렸던 이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작품이 될 듯 보인다. 어느 작품에서나 제몫을 다해내는 정진영의 감동적인 연기도 인상적이다.

강남 땅 개발, 남성들의 세계를 다루지만 인간 본연의 이기적인 태도와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짓밟는 모습은 남녀 불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속도감 있는 전개는 아니지만 주인공들의 감정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뭉클하고 애잔한 느낌을 만나게 된다. '인생은 한방이야'를 외치는 남성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은 오는 21일.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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