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하면서 경기도 침체되는 상황을 말한다.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는 아니므로 아직 디플레이션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크고 먼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일본이나 미국에도 못 미친다. 우리나라 9월 물가상승률은 1.1%로 일본(3.2%)ㆍ미국(1.7%)보다 낮았다. 우리 경제가 급격하게 저물가ㆍ저성장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저물가를 벗어나려면 내수가 살아나야 하는데 소비심리는 바닥이다.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닐슨이 세계 60개국 온라인 소비자 3만명(한국 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3분기 소비자신뢰지수는 52로 60개국 중 57위였다. 응답자의 87%가 일자리 전망이 나쁘다며 외식비 절감, 의류 구입 자제, 저렴한 식료품 구입의 순서로 대응하겠다고 응답했다.
소비 주체인 가계의 소득을 늘리는 정책이 절실하다.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 고통받는 전세난과 비정규직에 대한 해법이 시급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3억원을 넘어섰고 정규직ㆍ비정규직, 대기업ㆍ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단순히 돈 풀고 금리 낮추는 게 능사는 아니다. 가계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도록 은행ㆍ카드사 대출금리 등 실질금리를 낮춰야 한다. 풀리는 돈이 필요한 곳에 흐르도록 해야지 무작정 풀어대면 더 큰 후유증을 부를 수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 초기 제시했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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