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8월부터 가을 상품 매출이 급증하며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또한 최근 일교차가 커지면서 간절기 의류인 스웨터가 16.4%, 가디건이 22.5% 증가했고 따뜻한 음료인 분말·액상차도 35.6% 늘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지역 평균 기온은 25.8℃로, 작년 같은 기간 (28.4℃)과 비교해 2.6℃ 낮아 더위가 누그러진 상태다.
보통 여름 상품은 7월에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8월 중순부터 차츰 수요가 감소하는데, 올해는 5월에만 이른 특수를 누렸을 뿐 6~8월에는 매출이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롯데마트는 7월말, 8월초 바캉스 성수기를 맞아 여름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하는 등 '얼리 아웃' 전략까지 펼쳤지만 기대만큼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가족 단위 휴가가 집중된 8월 초부터 태풍 '나크리','할롱'이 연이어 북상하면서 여름 바캉스 특수가 사라진 탓이다.
특히 남해안과 서해안 일대 해수욕장 등 주요 피서지가 큰 타격을 입었다. 부산시에 따르면 최대 성수기인 8월 첫째, 둘째 주말(3일, 10일) 해운대, 광안리 등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81만5700명으로, 지난해(395만5000명)와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도 바캉스 성수기(7월 28일~8월 16일) 매출을 살펴보니 전년 대비 수영복이 14.4%, 물놀이용품이 21.8%, 여름 의류가 15.9% 감소했다. 또한 휴가지 인근 10여개 점포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 가량 줄었다.
여름 대표 가전으로 자리잡은 제습기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제습기는 5월에만 이른 특수를 누렸을 뿐 장마철 특수가 집중되는 6~7월에는 마른 장마로 인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40% 가량 하락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올 여름 국내 업체가 약 200만대의 제습기를 생산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실제 판매량은 지난해 판매량인 120만대에 머물러 재고 처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올해는 바캉스 특수가 실종되며 여름 시즌이 일찍이 마무리 된 상황"이라며 "38년만에 이른 추석에 맞춰 가을 상품을 보름 가량 앞당겨 선보이는 등 발 빠르게 매장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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