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위원장이 떠나자마자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국조특위 간사는 정론관을 찾아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어 "23일 기관보고는 야당과 전혀 합의한 바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폭거다", "거짓말이다" 등 강도 높은 비난도 나왔다. 이어 조원진 새누리당 국조특위 간사와 야당 측 국조특위 위원들이 줄줄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들의 입장을 내세웠다. 상황은 점차 악화됐다. 결국 심 위원장은 두시간만인 오후 6시30분께 다시 정론관을 찾아 "여야 간 다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기관보고 시점은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주장하는 것과 같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애초 충분한 사전조사를 위해 7월14일부터 25일까지 기관보고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했으나, 유가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30일 진도에서 첫 기관보고를 열 것을 제안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기관보고 일정이 7ㆍ30 재보궐 선거 기간과 겹쳐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서 오는 23일부터 기관보고를 받아야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다만 실종자 수색의 차질이 없도록 해경 등 관련 부서의 기관보고는 뒤로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선거는 정치인의 생사를 가르는 민감한 일이다. 그렇지만 3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전대미문의 참사 앞에 아귀다툼만 하는 여야는 볼썽사납다. 더 늦지 않게 유가족들의 눈물어린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한다. 유가족과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김인원 기자 holeino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