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개발, 2011년부터 수출하고 있는 가시없는 장미 품종 '딥퍼플'(Deep Purple)이 판매 3년만에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이영순 경기도농업기술원 원예육종팀장(44ㆍ여)이 있다.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하고 17년전 도 농업기술원에 들어온 이 팀장은 '장미는 다 좋은데 가시가 많은 게 단점'이라는 생각에 가시없는 장미 개발에 나섰다.
"일반 장미는 가시가 많아 농가에서 장갑을 끼고 작업을 해야 하고, 꽃꽂이하는 사람들은 가시를 따고 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많습니다. 따라서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다루기 쉬운 장미 품종을 개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가시없는 장미를 연구하게 됐습니다"
이 팀장은 숱한 시행착오 끝에 2010년 12월 가시없는 장미 '딥퍼플'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딥퍼플은 수출이 시작된 2011년 4만9900주를 시작으로 2012년 42만3625주, 2013년 103만3058주 등 수출 3년만에 150만주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 팀장은 올해 100만주 이상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주요 수출지역은 에콰도르, 콜롬비아, 케냐, 에디오피아,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등이다. 최근에는 멕시코 등 남미로 거래선을 넓히고 있다.
이 팀장은 2012년과 2013년에는 가시없는 장미 신품종 '러브레터'(적색품종)와 '러블리데이'(분홍색품종)도 개발했다. 러브레터는 경남 김해지역 3개 농가에 종묘 2만주가 보급돼 유통되고 있다. 또 세계 화훼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는 네덜란드에서 상업화를 위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 팀장은 올 연말부터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러블리데이는 케냐에 종묘 판매를 시작으로 국내 농가 보급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팀장은 앞으로의 소박한 계획도 밝혔다.
"장미는 꽃 모양이 거의 같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타입의 꽃 모양과 신경안정 효과 및 화장품 향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장미 신품종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피부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있는 품종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이 팀장의 열정속에서 피어날 장미의 '무한변신'이 기대된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