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폴리실리콘 50% 관세…美 대만 우회생산 中 패널 조사
최근 양국의 공방은 미국의 조사 방침에 중국의 반발하는 양상으로 이뤄졌다. 미국은 중국 업체들이 대만에서 생산된 태양전지를 조립한 태양광패널을 수출하는 데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은 미국의 반덤핑ㆍ상계관세를 피하기 위해 대만의 태양전지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만 중국산 태양광산업을 막는 울타리를 친 게 아니다. 중국은 지난해 7월 예비판정에 이어 지난 20일 미국산 폴리실리콘 제품에 대해 50%대의 고율 반덤핑관세를 확정했다. 폴리실리콘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작은 실리콘 결정체로 태양전지로 제조된다. 미국이 대만산 태양전지를 조립한 태양광패널을 들여다보겠다고 발표한 것은 중국이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확정한 지 며칠 뒤였다.
앞서 미국은 중국산 저가 태양광패널이 자국 시장에 몰려오자 2012년 중국산에 최고 250%의 반덤핑ㆍ상계관세를 매겼다. 당시 미국 측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한 태양전지로 만든 패널에는 반덤핑ㆍ상계관세를 적용하지 않았다.
미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이 주장을 받아들여 최근 중국 업체들의 태양광패널 우회제조 수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신재생에너지 전문 매체 알트에너지스톡스에 따르면 ITC는 조사 결과를 2월14일 발표할 예정이다. ITC가 중국 태양광패널 제조업체들이 아직도 불공정하게 정부 보조금을 받는다고 판정하면 상무부는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3월에 반덤핑ㆍ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내린다.
태양광패널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일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가치사슬에서 긴밀히 연결된 두 나라가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일 경우 다른 경쟁국들에 어부지리를 줄 뿐이다.
또 중국의 태양광패널에 대해 미국 태양광업계 전체가 불만을 제기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 내 태양광 업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중국 업체가 대만의 태양전지를 조립한 저가 태양광패널을 미국에 수출하는 바람에 고전하는 미국 태양광패널 업체는 중국 때리기를 반긴다. 미국 오리건주에서 태양광패널 제조공장을 가동하는 솔라월드 같은 기업이 이런 쪽이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태양광에너지산업협회(SEIA)는 중국산에 이어 대만을 통해 우회생산된 태양광패널에 반덤핑ㆍ상계관세를 매기는 데 반대한다. SEIA는 최근 미국에서 태양광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데에는 그렇게 생산돼 수입된 저가 태양광패널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한다.
SEIA는 태양광 관련 제조업체와 함께 태양광발전기를 설치ㆍ운영하는 업체들을 대변한다. SEIA의 많은 회원사들은 저가 중국산 패널을 공급받은 덕분에 화석연료와 비교한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SEIA는 미국 정부가 중국 제조업자와 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FT는 전했다. SEIA는 대만에서 우회생산된 중국산 태양광패널이 계속 수입되도록 하되 불공정경쟁이라고 지적하는 미국 업체에는 보조금을 지원하자는 대안도 제시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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