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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추 새 둥지, 필리스 or 양키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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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사진=정재훈 기자]

추신수[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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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편 '추신수, 훌륭했던 창 아쉬웠던 방패'에 이어 계속

메츠·컵스, 새 둥지 가능성 낮아
추신수는 올 시즌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는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남은 건 자신을 모셔갈 구단의 유니폼을 선택하는 것이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몸값 가이드라인으로 5년 1억2천만 달러-6년 1억5천만 달러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높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하다. 이번 FA 시장에 나오는 야수 가운데 가장 빼어난 타격을 보였다.

추신수가 FA 초대박을 터트리려면 세 부류의 구단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어야 한다. ▲2013년 승률 하위 10위 내에 포함돼 퀼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 QO)를 받은 선수를 영입해도 1라운드 드래프트 픽을 잃지 않는 구단 ▲21-30번의 신인 드래프트 픽을 보유해 특급신인을 지명할 확률이 희박한 구단 ▲1라운드 드래프트 픽과 관계없이 우승을 위해 추신수를 절실하게 원하는 빅 마켓 구단이다.

드래프트 상위 10개 픽을 부여받은 구단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마이애미 말린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카고 컵스, 미네소타 트윈스, 시애틀 매리너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콜로라도 로키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메츠다. 이들 가운데 휴스턴과 마이애미는 추신수를 영입할 확률이 제로에 가깝다. 본격적으로 리빌딩 모드에 돌입한 화이트삭스 역시 팀 페이롤을 줄이고 유망주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순위인 구단이다. 미네소타와 토론토, 콜로라도는 취약한 선발투수진 보강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올 시즌 이들의 선발투수진 평균자책점은 각각 5.26, 4.81, 4.57이다.
컵스는 대표적인 빅 마켓 구단 가운데 하나다. 테오 엡스타인 사장의 주도 아래 기나긴 리빌딩을 진행 중이나 그 축으로 충분히 추신수를 영입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많은 FA 선수들은 컵스를 기피구단으로 여긴다. 리빌딩 중인 구단이 타 구단 특급유망주 영입을 위해서라면 간판선수 트레이드에도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거부권이 없는 에이스 제프 사마자나 간판 유격수 스탈린 카스트로도 조건만 괜찮다면 언제든지 떠나보낼 수 있는 구단이 바로 컵스다. 그들은 보라스에게 트레이드 거부권이 없는 계약서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추신수를 비롯해 안정적인 생활을 원하는 FA 선수들에게 컵스 노선은 그리 반가울 리 없다.

추신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추신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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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는 한국과 일부 뉴욕 매체들을 통해 추신수의 유력한 행선지로 꼽힌 구단이다. 올 시즌 9368만 달러를 지출한 구단은 올 겨울 약 4000만 달러의 페이롤이 빠진다. 샌디 앨더슨 단장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 겨울 적극적인 전력보강에 나서겠다”라는 의사를 수차례 피력했다.

문제는 그의 구단운영 철학이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잔뼈가 굵은 앨더슨은 고액연봉을 지불해야 하는 FA 선수영입을 반기지 않는다. 서비스타임이 많이 남은 젊은 선수와 시장에서 저평가되는 베테랑을 더 선호한다. FA를 영입하는 기준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 혹은 짧은 계약기간과 높지 않은 연봉으로 데려올 수 있는 선수다. 추신수는 메츠에 꼭 필요한 선수지만 최소 15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에 4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필요로 하는 듯 보인다. 앨더슨이 영입에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은 보기 힘들 듯하다.

더구나 앨더슨은 보라스를 끔찍하게 싫어한다. 야수의 수비능력을 중시하기까지 해 영입의사를 적극적으로 나타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앨더슨은 내년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지만 여전히 의연한 모습이다. 지난겨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조시 해밀턴을 5년간 1억2500만 달러에 영입하자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와일드카드가 2장으로 확대되면서 재정적 여유가 있는 구단이 무리한 선수영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에인절스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 같다. 나는 다른 방식으로 메츠를 포스트시즌에 인도할 자신이 있다.”

추신수가 필요한 시애틀·필라델피아

드래프트 상위 10개 픽을 부여받은 구단 가운데 추신수 영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구단은 두 곳으로 압축된다. 시애틀과 필라델피아다.

잘 알려졌듯 추신수는 시애틀과 악연이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는 활약을 펼쳤음에도 1년 반 가량을 트리플A 타코마에서 보냈다. 시애틀이 조금 더 일찍 빅리그로 불러들였다면 추신수는 이미 2년 전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추신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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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상황은 뒤바뀌었다. 잭 쥬렌식 단장은 내년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재계약을 이루려면 무조건 내년 시즌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페이롤에 여유가 많은 시애틀은 이미 오프시즌 공격적인 선수영입을 표명했다. 이는 꽤 절실해 보인다. 시애틀은 2015년 루트스포츠와의 중계권계약에서 옵트아웃을 할 수 있다. 많은 중계권료를 챙기려면 스타플레이어 영입은 필수다.

시애틀은 전력보강의 우선순위를 투수에 두고 있다.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와 팀 린스컴(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대표적인 영입 후보로 손꼽힌다. 야수 가운데서는 연고지인 워싱턴 주 출신의 FA 대어 자코비 앨스버리(보스턴 레드삭스)가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앨스버리의 영입이 쉽지 않을 경우 시애틀은 추신수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후보지 필라델피아는 2000년대 후반 내셔널리그 강호로 군림했으나 올해 끔찍한 몰락을 경험했다. 대부분의 빅리그 관계자들은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필라델피아의 생각은 다르다. 일찌감치 에이스 클리프 리와 마무리 조나단 파펠본의 트레이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A를 앞둔 체이스 어틀리와 2년 2700만 달러에 연장계약을 맺기도 했다. 쿠바대표팀 출신 오른손투수 미구엘 알프레도 곤잘레스(3년간 1200만 달러)도 데려왔다.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 비교적 많은 1억5958만 달러를 지출했다. 그럼에도 사치세를 물지 않는 기준인 1억8900만 달러까지 페이롤을 끌어올리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FA 시장에서 필라델피아는 포수 최대어로 꼽히는 브라이언 맥캔(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맥캔을 노리는 구단은 필라델피아만이 아니다. 보스턴과 텍사스 레인저스도 군침을 흘린다. 영입전은 충분히 과열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추신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추신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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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켄 영입이 불발될 경우 필라델피아는 플랜B로 추신수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우익수를 책임진 델몬 영(타율 0.261 8홈런 31타점 OPS 0.699 WAR 0.4)과 존 메이브리 주니어(타율 0.227 11홈런 39타점 OPS 0.667 WAR -1.1)는 팀 전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우측 외야의 새 주인으로 추신수는 더 없이 훌륭한 선택이다. 더구나 루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은 FA 선수에게 거액을 주는데 주저함이 없는 수장이다.

의외의 복병, 양키스

추신수 영입전의 최대 복병은 뉴욕 양키스다. 구단은 팀 페이롤을 사치세를 내지 않는 기준인 1억8900만 달러 밑으로 끌어내리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그런 그들의 추신수 영입 시도는 꽤 기이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팀 사정을 살펴보면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프시즌 양키스의 전력보강은 팀 내 FA 선수 붙들기다. 꼭 잡아야 할 선수는 두 명이다. 로빈슨 카노와 구로다 히로키다. 양키스는 올해도 2억2810만 달러를 지출하며 사치세를 물었다. 하지만 내년 페이롤은 마리아노 리베라와 앤디 페티트의 은퇴,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출장정지, 데릭 지터, 커티스 그랜더슨, 케빈 유킬리스, 버논 웰스, 트레비스 해프너, 필 휴즈, 조바 체임벌린의 계약 만료 등으로 1억2천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

물론 실제 지출할 수 있는 돈은 많지 않을 수 있다. 현지 매체들은 구로다와의 재계약 액수로 1800-2000만 달러를 예상한다. 카노는 10년간 3억500백만 달러를 원한다. 둘을 붙잡는 데 5천만 달러 가까운 돈을 쓰게 되면 양키스에게 여력은 2000만 달러가 채 되지 않게 된다. 더구나 데이비드 로버트슨, 브렛 가드너, 이안 노바 등은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가지고 있다. 실제 쓸 수 있는 돈은 더 줄어들 수 있다.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 중인 추신수(왼쪽)와 이대호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 중인 추신수(왼쪽)와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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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카노가 연평균 3천만 달러의 연봉을 고수할 경우 양키스는 생각을 달리할 수 있다. 유년기를 뉴저지에서 보낸 카노는 자신을 양키스의 성골이라 주장한다. 양키스 팬들 역시 카노에 상당한 애정을 보낸다. 하지만 최근 카노의 행보는 조금 묘하다. 지난겨울 자신의 계약조건으로 10년간 3억5천만 달러를 요구한 보라스를 해고하고 힙합가수 Jay-Z를 새 에이전트로 선임했다. 이는 사실상의 양키스 잔류를 의미하는 듯했다. 그러나 Jay-Z는 보라스와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을 양키스에 요구하고 있다. 엄청난 능력을 자랑하는 보라스는 협상 테이블을 주도하는 베테랑 에이전트다. Jay-Z는 다르다. 초보 에이전트인데다 빅리그에서의 영향력은 보라스와 비교가 불가하다.

카노는 최소 7년간 2억 달러의 몸값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이런 그를 데려갈 수 있는 구단은 양키스, 메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정도다. 메츠는 카노 영입 시 엄청난 마케팅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프레드 윌폰 구단주가 그 정도의 투자를 감행할 수 있을 지엔 물음표가 붙는다. 앨더슨 단장의 신중한 성격도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빅리그 최고 부자구단인 다저스도 카노를 영입할 형편은 되지 못한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까닭. 현지 매체들은 그 총액으로 최대 3억 달러를 내다보고 있다. 카노 영입은 스탠 카스텐 사장의 구단 운영방침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FA 선수에게 36세 뒤의 계약을 보장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양키스가 카노를 잡지 않을 경우 추신수는 전력보강의 우선순위로 떠오를 수 있다. 추신수와 양키스의 궁합은 최상에 가까운 편이다. 홈인 양키스타디움이 왼손타자들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몇몇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의 양키스행 루머가 조심스레 돌고 있다. 추신수와 이대호는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다면 양키스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양키스에게도 고민은 있다. 추신수를 영입할 경우 알폰소 소리아노의 입지가 애매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추신수의 양키스 행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다. 물론 아주 가능성이 없다고 하지도 않는다.

③편에서 계속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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