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은 크게 수수료,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 파생상품거래이익 등 세 가지로 돈을 벌 수 있다. 이 중 수수료 수입이 거의 반토막이 나면서 증권업의 위기가 왔다. 수수료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수탁수수료는 2007년 약 6조5000억원에 달했으나 2008년 이후 급격히 줄어들면서 작년에는 3조원 수준을 겨우 넘어섰다. 대신 자산관리수수료가 1조원대에서 6조원대까지 늘었고 신탁업무가 추가되면서 신탁보수도 4조원대로 올라서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업의 위기는 리테일의 위기, 그중에서도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탁수수료 수입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증권사의 숫자가 준다고 해서 증권업이 좋아질까. 물론 나빠진 수익성을 비용 측면에서 커버하고 일정한 파이를 적은 수가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근본적으로 증권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즉 위기의 근본 원인인 수수료 수익의 원천을 따져보자는 것이다. 직접투자 고객이 시장을 떠나고 그 자리를 자산관리 혹은 간접투자 개인 고객이 채우고 있기 때문에 리테일 비즈니스 모델도 거래 중심이 아닌 WM(Wealth Management)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중ㆍ장기적으로 WM 부문이 성장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의 성장성은 둔화될 전망이다. 전문적인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상품을 통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기관투자가 대상 영업에서는 양질의 리서치 서비스가 가능한 대형 증권사들이 유리하기 때문에 업계 내 쏠림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미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를 위한 IFA(Independent Financial Agent) 기능의 출현이 눈앞에 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해 증권업도 자기자본 투자, 기관고객, 거액자산가 위주의 자산운용에서 리테일 고객에 대한 자산관리 서비스로의 확장을 근본적으로 생각할 때다.
최원석 FnPricin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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