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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보다 비싼 저가매장 '분 바른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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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 늪에 빠진 저가화장품 (하)무늬만 저가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할인 행사를 너무 자주 하다보니까 가격이 높아졌다(?)"
지난 18일 강남 고속터미널에 있는 한 저가 화장품 매장. 이곳에서 만난 한 직원은 이 같이 말하며 "가격대가 높은 제품들이 예전보다 확실히 많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할인을 자주 하면 단가가 낮아지지 않겠냐"고 털어놨다.

이날 매장은 한창 붐빌 퇴근 시간임에도 한산했다. 이벤트 기간이 끝난 터라 저렴한 메니큐어나 리무버 제품을 고르는 손님들만 있었을 뿐 선뜻 지갑을 여는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이 매장을 방문한 손님 이다예(26ㆍ여) 씨는 "중학교 다닐 때 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처음 등장했다"며 "그 때는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 많았었는데 요즘에는 많이 비싸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저가 화장품이 더 이상 저가가 아니다'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오랜만에 미샤 매장을 방문했다는 조은혜(27ㆍ여) 씨는 "한 때 3300원, 4400원 짜리 마스카라를 주로 썼다"며 "지금은 종류도 너무 많아지고 가격대도 비싸져서 선택하기가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고속터미널에 위치한 미샤 매장에는 총 12종의 마스카라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그 중 1만 원 이하의 마스카라는 단 3개에 불과했다. 최근에 출시된 시그너처 바이브레이팅 마스카라의 경우에는 2만5800원, 시그너처 테크니컬-업 마스카라는 2만1800원에 달했다. 중가 브랜드인 마몽드의 빅아이 마스카라가 1만3000원으로 오히려 더 저렴했다.

정가보다 비싼 저가매장 '분 바른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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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가 브랜드보다 가격이 더 비싼 제품은 스킨, 에센스, 영양크림과 같은 기초화장품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명품 브랜드 미투제품이나 한방 화장품 등의 경우 상당한 고가에 팔리고 있었다.

미샤가 출시한 에스티로더 갈색병의 미투제품 '타임 레볼루션 나이트 리페어 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50ml)의 가격은 4만2000원. SK-Ⅱ 피테라 에센스의 미투제품인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150ml)' 역시 정가는 4만2000원이다.

라네즈의 '워터 뱅크 에센스'(60ml)가 3만8000원, 마몽드의 '에이지 컨트롤 스킨 소프너'(150ml)가 2만원인 것과 비교했을 때 저가 브랜드의 제품이 오히려 더 비싸게 판매됐다.

더페이스샵이 선보인 한방라인 명한 미인도의 경우 '천삼송이 수액'(160ml)이 2만8000원, '더할 나위 없는 환생고'(50ml)는 13ml짜리 증정품 2개와 함께 6만8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업체 측은 소비자층을 넓히기 위해 이러한 제품들을 내 놨다고 해명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저가 브랜드에서도 연령대가 높은 여성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원하는 한방, 발효 제품의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직장인 성현선(여ㆍ32) 씨는 "주변에서 저가 브랜드의 한방 화장품을 사용하는 경우를 그다지 보지 못했다"면서 "특별한 효과를 원한다면 고가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도 저가 화장품 브랜드에서 고가 제품들을 출시하는 것에 의문을 표했다. '명품피부를 망치는 42가지 방법'의 저자이자 화장품 전문비평가인 최지현 씨는 "한방 화장품은 가격에 비해 효과가 검증된 게 없다"면서 "저가 브랜드를 표방하는 것에 반해 가격도 높게 책정돼 과연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비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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