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100회 생일을 하루 앞두고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일성 동지는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위한 투쟁의 앞길을 밝혀주신 천재적인 사상이론가"라며 김일성을 한껏 추켜세웠다고 이날 행사를 녹화방송한 조선중앙TV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보고문 말미에 "위대한 김일성 동지의 사상과 위업은 영원히 승리할 것"이라며 "김일성ㆍ김정일주의 만세"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조치는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이 주석직을 없애고 국가관리기구를 재편한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전 국가지도자들이 죽었지만 여전히 그들에 대한 충성심을 유지하면서 현재의 권력도 최고 자리에 올려 놓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북한 후계자론은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후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과 자질로 본다"며 "아울러 김일성ㆍ김정일이 사망해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다'는 영생론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일성 100회 생일과 함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의 등극을 축하하기 위해 가장 야심차게 준비했던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실패에 대해선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 13일 오전 갑작스레 발사를 실시했으며 이후 4시간이 지나서야 실패를 시인했다. 이후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신 동상제막식 등 각종 축제행사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피폐해진 자국 경제사정을 비롯해 최근 들어선 중국 내 탈북자 송환문제가 불거지면서 국제무대에서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점도 북한 지도부에겐 부담이다. 지난달 각국 정상급 인원 60여명이 한데 모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당초 예정에도 없던 북한 미사일이 주요 화두로 떠올라 국제사회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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