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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원더스, 야구인생 가장 어려운 도전"(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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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원더스, 야구인생 가장 어려운 도전"(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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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김성근 감독의 도전이 또 한 번 막을 올렸다. 난이도는 상당하다. 드래프트 미 지명, 임의탈퇴, 자유계약 등의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이른바 ‘야구 사관학교’의 교장이다.

김성근 감독은 12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고양 원더스 감독으로 공식 취임했다. 원더스는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이다. 향후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육성 및 발굴해야 한다. 그간 맡았던 프로구단들과 성격 자체가 판이하게 다른 셈. 어깨는 천근만근일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취임사에서 “다시 유니폼을 입게 돼 무한한 행복을 느낀다. 현장을 떠날 시기가 왔다고 여겼는데 다시 이런 기회가 오니 마지막 행운인 것 같다”라면서도 “행사장에 막상 도착하니 큰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창피를 당하지 않도록 어떻게 팀을 만들어나갈지 깊게 생각해보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중을 기하는 목소리에는 자신감도 베여있었다. 일구이무(一球二無, 첫 번째 공만 생각할 뿐 두 번째 공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의 신념으로 버텨온 야구인답게 이내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데 전력투구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겠다. 나중에 팬들이 ‘어떻게 이 팀이 이렇게 바뀌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116일 만에 다시 쥔 지휘봉은 어떤 바람을 일으킬까.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김 감독의 구상은 ‘야구 사관학교’였다.
다음은 김성근 감독과 일문일답

SK에서 구단과의 마찰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원더스 프런트와 어떤 관계를 유지해나갈 생각인가.

아주 좋은 질문이다. 프런트와의 관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원더스는 프로가 아닌 독립구단이다. 앞으로 선수단을 이끌고나갈 방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우리’와 ‘선수’라는 개념이 반반씩 섞여있다. 선수들과 새로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가장 큰 테마이자 어려움이다. 선수들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부딪힐 일이 많을 것 같다. 원더스는 프로와 달라 선수들이 그만두고 떠날 수도 있다. 결국은 내가 ‘우리’라는 개념 속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원더스는 국내 첫 독립구단이다. 생각하는 청사진이 궁금하다.

프로야구가 1981년 처음 생겼을 때 모든 국민들이 생존 여부에 의문을 가졌다. 현재 야구는 국민스포츠로 자라났다. 독립구단은 그런 한국 야구의 두 번째 시작이다. 얼마만큼 어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좌절한 사람들에게 꼭 희망을 안겨주고 싶다. 프로야구 전체를 생각하면 선수층을 두텁게 만들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승패는 중요하지 많다. 진실한 야구를 가르치고 싶다. 프로에서의 목적은 승리였다. 우리는 다르다. 선수들을 키우는데 중점을 뒀다. 개인적으로 독립리그가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 나아가 한국 야구의 미래가 여기서 새롭게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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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훈련을 시키기로 유명하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혹독한 훈련이 아니다. 많은 연습을 시킬 뿐이다. 살아남으려면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1%의 재능을 보는 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포기는 없다. 재능을 발견하면 납득할 때까지 연습을 시킨다. 구본능 KBO 총재가 사비로 3600개의 공을 선물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선수들은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 1군에서 중심선수로 뛰려면 남들보다 3, 4배 이상을 해내야 한다. 이 점을 잘 알고 있어 내 스스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도 그럴 것 같다. 아마 지금껏 맡았던 과제 가운데 가장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다.

선수단이 지난 2일부터 전북 전주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언제 합류할 계획인가.

당초 계획은 1월이었다. 그런데 집에만 있으니 안 되겠더라. 걱정만 되고. 당장 내일이라도 내려가서 한 사람씩 체크를 해야겠다. 1월까지 밑그림을 그려놓겠다. 고지 캠프에서 해가 뜨고 질 때까지 연습할 생각이다.

선수 구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올해는 선수 선발이 어려운 해다. 9구단(NC 다이노스)이 생겼고 대학 팀들도 선수들을 많이 데려갔다. 보다 넓게 생각하겠다. 여유 있게 팀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물론 선수 선발의 기준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욕이다.

소프트뱅크 3군이 내년 퓨처스리그에 합류할 수도 있다.

소프트뱅크의 합류 여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내년 퓨처스리그에서 48경기를 치른다고 들었다. 그것만으로는 모자라다. 선수단이 성장하려면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미 일본 고지 전지훈련에서 치를 11경기를 잡아놓았다. 경기를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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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직을 수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허민 구단주가 한 가지 일에 열정을 갖고 있더라. 미국을 직접 찾아 너클볼을 배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꿈이 세계로 향해있는 자체도 마음에 들었고. SK 감독 시절 우승을 했다고 직접 밝힌 적이 없다. 아시아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회에서 우승해 세계로 갈 수 있는 밑바닥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꿈을 엿볼 수 있었던 것이 함께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일본인 출신 코우노 전 소프트뱅크 종합코치를 데려왔는데.

독립리그에 일본인 코치가 필요할까 고민했다. 그런데 열의가 대단했다. 연봉이 4천만 원에 불과한데도 흔쾌히 와주겠다고 했다. 그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1400안타를 때린 어마어마한 사람이다. 코우노에게 선수들을 키워달라고 부탁했다. 능력이 뛰어나 배팅, 수비 등을 모두 맡겨도 될 것 같다. 코치진 구성은 대략 끝났는데 아직 배터리 코치를 구하지 못했다. 신중하게 알아볼 예정이다. 구하지 못하면 내가 맡으면 되고(웃음).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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