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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소통 창구된 어느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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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아침 7시 출근해 인트라넷을 켭니다.

직원들이 올려놓은 업무현황을 체크하고, 대화방에 올려놓은 다양한 소식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결재 서류를 챙긴 뒤 공장을 한 바퀴 돌며 공장 가동상태를 점검하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매월 한 차례씩 안전과 중점 업무사항을 강조한 글을 인트라넷에 올리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합니다. 점심시간에는 신입사원 부모님을 초청해 점심을 대접했습니다. 오후에는 시원한 미숫가루를 담은 통을 들고 공장을 돌며 직원들에게 한 잔씩 따라줬습니다.

직원 부인들이 사무실에 왔습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었는데, 이날은 어디에서 어떻게 봉사활동을 할지 결정하는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시간이 남아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배달할 케익에 넣을 카드에 축하문을 적었습니다. 카드는 늘 직접 씁니다.
저녁에는 직원들과 함께하는 학습동아리에 참여했습니다. 공장내에는 다양한 학습동아리가 있는데 이날 모임은 이날 공부할 주제는 '사랑'입니다.

전화를 받았습니다. 낚시 동호회 직원들이 야간낚시에서 월척을 잡았다며 한 턱 쏘겠다는 것입니다. 현장에 가보니 푸짐한 저녁 자리가 마련돼있고, 직원들과 기분좋게 소주잔을 부딪쳤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저녁 11시를 갓 넘은 시간. 고단하지만 보람 있었던 하루를 간단히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김재호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부 3재선공장 공장장의 하루 일과입니다. 공장장은 생산ㆍ품질ㆍ인사ㆍ회계 등 공장을 돌리는데 필요한 모든 일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막중한 임무를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공장장의 임무에 최근 '소통'이 추가됐습니다. 총 85명이 근무하는 3선재공장은 24시간 공장이 가동됨에 따라 교대 근무를 실시하기 때문에 전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긴 불가능합니다. 여기에 최근 4조2교대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직원들끼리 얼굴을 마주할 시간은 더 줄었습니다. 전 직원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은 공장장 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따라서 공장장이 나서 직원을 만나고, 직원과 직원간 대화도 이어주고, 모임도 만들어 줍니다. 교대시간이 정반대인 직원들은 인트라넷에서 대화하도록 합니다. 어렵고도 정교한 일을 잘 이어가려면 직원들이 어떻게 해서든 소통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죠.

공장장 스스로 이를 즐겨야 한다고 합니다. 진심이 없다면 직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공장장들의 노력 덕분에 포스코 직원들은 점차 '수다'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공장은 소통이 잘되는 즐거운 일터로 변해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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