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지난해 말 3200명이 넘는 희망퇴직을 단행한 국민은행이 빠르면 3일 정규직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성과향상추진본부'를 신설하는 대규모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실시 예정인 직원(팀원)급 인사에 맞춰 성과향상추진본부 배치 직원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성과향상추진본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신설한다는 방침으로 이미 모든 결재를 끝내 놓은 상황"이라며 "노조와의 합의 없이도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A등급 대상 직원들은 3~4주간 직무 수행에 대한 인터넷 수업을 들으며 과제를 수행한 뒤 개별 영업 목표치를 부여 받게 된다. 국민은행은 6개월 단위로 목표치를 달성했는지를 평가해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현업에 복귀시킬 방침이다.
근로기준법에 제약을 받지 않는 1년 후 부터는 이들의 임금삭감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장에서 자리를 없애고 재택근무를 시키는 것은 일종의 '경고' 의미로 자신의 능력ㆍ의무ㆍ사명 등을 자각 시키는 과정"이라며 "퇴출 프로그램이라기 보다 능력 미달 직원을 구제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9월 성과향상추진본부 설립 작업을 시작했다가 노동조합의 반대로 잠정 유보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반발을 무릎쓰고 성과향상추진본부 신설을 강행하는 이유는 대규모 희망퇴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타 은행에 비해 생산성이 낮아 '체질 개선'을 이루기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대규모 승진인사 등 인력재편이 마무리돼 가고 있는 상황에 더 이상 본부 신설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지난해 11월 3247명의 희망퇴직자들과 KB카드 분사로 재배치되는 직원 1100명을 합치면 민병덕 국민은행장 취임 이후 국민은행을 떠나는 직원 수는 4300여 명에 이른다. 이 같은 인력개편에도 국민은행 직원 수는 2만 여명으로 경쟁사인 우리은행(1만5000여명)이나 신한은행(1만3000여명)보다 여전히 많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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