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가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반도체지원법(CSA)에 따른 보조금을 받게 됐다. 법 시행 이후 두 번째다.
미 상무부는 4일(현지시간) 애리조나에 본사를 둔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에 1억6200만 달러(약 2125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CSA에 따른 보조금은 지난달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즈의 뉴햄프셔주 공장에 3500만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급 계획을 첫 공개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보조금 투자를 통해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는 자동차, 비행기, 가전제품, 의료기기, 군수품 등에 필수적인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 및 머추어 노드 반도체 등의 생산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오늘 발표는 자동차부터 세탁기,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사용되는 레거시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는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반도체 제조시설을 현대화하는 데 9000만달러를, 오리건주 그레셤 제조시설을 확장하는데 7200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통해 두 생산시설에서 생산 규모가 3배로 확대되고 해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규모도 700개 이상으로 추산됐다.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는 기반 방위산업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최대 업체 중 하나로 손꼽힌다.
CSA는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대를 위해 자국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기업들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앞서 상무부는 관련 기업들로부터 500개 이상의 투자의향서를 받았고, 이를 검토해 보조금 지원 대상을 확정하고 있다. 올해만 약 12곳에 대한 보조금을 확정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상무부가 몇 달 내에 인텔, TSMC 등 최근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대형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도 보조금 지급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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