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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인생 70년, 악보 필요없지" 오키나와 최고령 89세 드러머[일본人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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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재즈' 명목 잇는 긴조 요시요씨
악보 없이 연주…일주일 두 번 라이브도

요즘 저는 풋살에 푹 빠져있는데요. 구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닌 듯싶습니다. 풋살 3개월 차다 보니 동네 축구 경기를 하는 꼬마들도 가볍게 저를 젖히고, 30~40년 구력의 조기축구회 경기를 구경하다 보면 어르신들이 거의 국가대표처럼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70년 경력의 드러머는 어떨까요? 최근 일본 TBS 방송은 오키나와 최고령 89세 드러머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여전히 라이브 무에 오르고, 악보도 보지 않고 연주하는 그의 노련함이 화제가 됐는데요. 오늘은 재즈 외길 70년을 걸어온 89세 드러머, 긴조 요시요씨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드럼을 연주하는 긴조 요시요씨.(사진출처=일본 TBS)

드럼을 연주하는 긴조 요시요씨.(사진출처=일본 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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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키나와와 재즈의 관계를 짚고 넘어가야겠죠. 오키나와는 일본의 2차세계대전 패전 이후 미국의 통치하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당시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군은 향수를 달래기 위해 재즈 등을 미국의 문화를 들여오게 되죠. 일본 본토와 다르게 오키나와에 타코라이스, 스테이크, 하와이안 버거, 스팸 등의 이국적인 메뉴를 볼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랍니다. 오키나와도 당시 미군이 가져온 재즈 문화를 받아들여 '오키나와 재즈'라는 새로운 문화를 완성하게 되죠.


여하튼 긴조씨는 원래 오키나와 나하시의 고등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으로 트럼펫을 연주했었는데요, 미군 기지가 들어오고 혹시 밴드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연주를 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집안 형편이 여의찮아 방과 후 동아리 트럼펫을 빌려 아르바이트를 다니죠.


그러던 도중 드러머에 결원이 생겨 드럼을 쳐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수락해, 이후에는 드러머로 전향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밴드 소속으로 미군 기지를 돌면서 연주를 계속해왔죠.

지금도 89세에 나이에 나하 시내 재즈바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1시간 30분 정도 드럼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즉흥적인 요청이 있어도 악보를 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70년간 살아온 드러머 인생 덕에 스탠더드 재즈 리듬이 자동으로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연습 중 지시를 내리는 긴조 요시요씨.(사진출처=일본 TBS)

연습 중 지시를 내리는 긴조 요시요씨.(사진출처=일본 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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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후세를 위한 귀중한 자료도 모두 남겨뒀습니다. 오키나와가 미군정 이후 일본에 다시 귀속하기 이전의 정통 미국 재즈의 자료를 모두 악보로 기록했는데요. 당시에 오키나와에 들여온 악보도 따로 없었기 때문에 본인이 귀로 듣고 손글씨로 전부 옮겨적었다고 합니다. 1950년대에서 1960년대 유행하던 미국의 최신 재즈를 200곡 가까이 적었는데, 기타로 음을 잡은 뒤 드럼, 베이스, 피아노 파트로 나눠서 전부 나눠 적고 이후 필사적으로 곡을 외웠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오키나와가 일본 본토에 귀속된 이후 오키나와 재즈 문화는 급속도로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르는 사람도 없어지고, 일거리도 없어졌죠. 그나마 2종 면허를 가진 사람은 택시 운전사를 하면서 명맥을 근근이 이어나갔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긴조씨는 오키나와 재즈의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다고 합니다. 2015년에 다시 악단을 결성하고, 당시 채보했던 미군정 시절 악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지금의 세대에게 당시 오키나와 재즈를 들려주고 있는데요. 지난달 정기공연에는 젊은 사람부터 나이 든 사람까지 150명의 재즈 팬이 그의 음악을 들으러 찾아왔다고 합니다.


왜 그는 계속 음악을 하는가, 류큐방송의 인터뷰에 간단한 답이 돌아왔는데요. 긴조씨는 "해보면 알겠지만, 재즈는 정말 재밌다. 70년을 해왔지만 즐겁지 않았다면 나는 그만뒀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70년 동안 재즈를 했는데도 여전히 즐겁다고 말하는 긴조씨. 역시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긴조씨는 월요일 오후 9시부터 11시 나하 시내 '캠즈 하우스',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나하 시내 '필인'이라는 재즈바에서 연주를 진행한다고 하네요. 오키나와 여행을 앞두고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가서 노련한 연주를 감상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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