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가 GDP 좌우하는 중국
중국은 더이상 세계의 공장 아닌 시장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지도부는 지난 2020년 10월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 회의(19기 5중전회) 후 '14차 5개년 경제 계획(2021∼2025년, 14ㆍ5계획)'를 발표했다. 14ㆍ5계획의 핵심 키워드는 '쌍순환(이중순환)'이다. 제조와 내수(소비)를 통해 중국 경제를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소비는 선뜻 와닿지 않는 단어다. '중국=세계의 공장'이라는 공식이 각인된 탓이다. 이 때문에 14억 인구의 구매력을 간과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69.4%다. 내수가 흔들리면 중국 경제는 고꾸라지는 구조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분기 중국 GDP는 29조2464억 위안(한화 572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주요 원인은 소비 감소다. 3월 말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중국 소매판매액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3.5%)로 돌아섰다. 2분기 시작점인 4월에는 - 11.1%까지 곤두박질쳤고, 5월에는 - 6.7%를 기록했다. 6월 봉쇄가 풀리면서 플러스(3.1%)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수출입 통계에서도 중국 내수에 문제가 있음이 확인된다.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공개한 6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어난 11조1400억 위안을 기록했지만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8조6600억 위안) 증가하는데 그쳤다. 더딘 수입 증가는 중국 내수시장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전체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가 넘는다. 중국 소비 감소는 한국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한국 경제성장률도 0.1∼0.15%포인트 가량 낮아지는 구조다.
중국 경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중국'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맞는 말이다. 인건비 등 원가 기준으로 보면 중국은 팩토리(Factory) 기능을 상실했다. 중국에서 생산, 세계 곳곳에 판매한다는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 시대는 끝났다.
중국을 팩토리가 아닌 마켓(Market)으로 봐야 한다.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중국에만 그 제품을 팔아야 한다. 어줍지 않은 기술과 아이디어로 중국에서 사업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미 이들도 그 정도의 실력과 기술은 가지고 있다.
헤어질 결심을 하기엔 중국은 지리적으로 너무 가까운 나라다. 또 14억이라는 구매력도 버리기 아깝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세계화라는 경제 및 산업 패러다임은 적어도 중국 시장에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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