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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경제읽기]빈부 격차·국가부채 한계…각국 세금 인상 동참하는 이유

최종수정 2021.11.11 11:30 기사입력 2021.11.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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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조세제도 변화에 코로나19가 기름 부은 격
대응 위해 정부 역할 커질 수밖에
G7 디지털세·최저세율 제정 합의
구글·애플·삼성전자 등에 영향

100년 넘는 시간동안 세계 경제는 시장에 어떤 역할을 부여할 것인가와 정부가 어느 정도 권한을 가질 것인가에 의해 움직여 왔다. 1930년 이전은 시장에 최대의 자유를 주는 쪽이었다. 그 덕분에 1920년대에 번영을 누렸지만 대공황의 씨앗이 만들어졌다. 시장에 모든 걸 의존하다 보니 기업의 공급 능력이 늘어나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이다. 대공황을 계기로 정부의 역할이 커졌고 1960년대 미국 경제가 전성기를 맞았다.


정부의 역할이 커지자 이번에는 세금이 늘어났다. 1960년대 중반 미국의 최고 소득세율이 92%, 법인세율은 50%였다. 유산상속세 최고 한도도 70%였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자기가 번 돈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고 그래도 남은 게 있으면 재산의 30%만 자식에게 남겨주라는 정책이었다. 정부가 경제 운용의 주체가 되면서 그에 필요한 돈을 확보하기 위해 세금을 올린 건데, 이 정책이 지금 우리나라에 도입된다면 공산주의라는 단어 꽤나 들었을 것 같다.

세금 압박이 커지고 기업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미국 경제가 구조적인 침체에 빠졌고 이번에는 시장의 기능을 강화한 신자유주의가 나왔다. 그 영향으로 세율이 낮아졌는데 1980년대 40% 중반이던 법인세 최고세율 세계 평균이 2020년에 20% 중반으로 떨어졌다.


신자유주의 덕분에 미국 경제가 다시 힘을 얻었지만, 이번에는 시장의 폭주와 빈부격차 확대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가 불평등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생각이 힘을 얻었고 합리적인 세금 체계와 분배 정책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올해 7월 세계 140개국이 모여 세금을 손보게 된 계기다.


신자유주의 도입과 함께 법인세 인하 경쟁이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적인 조세제도 변화는 세금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법인세 인하 경쟁 종료는 경제정책의 중심이 시장에서 정부로 넘어오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방향을 튼 조세정책에 코로나19가 기름을 부었다. 질병은 국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처럼 재정을 통해 질병으로 인한 경기 둔화를 막겠다고 나설 경우 정부의 힘은 더 세진다. 재원 확보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에 세금 인상도 힘을 얻게 된다. 그래서 미국이 가장 먼저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자본이득세 최소세율을 20%에서 40%로 올리는 작업에 착수했고 법인세와 소득세율 최고 한도도 26.5%와 39.6%로 올리는 계획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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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율 인상과 함께 디지털세와 최저세율 등 새로운 세금도 만들어졌다. 그동안 다국적 기업들은 국제 조세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세금을 피해왔다. 세율이 낮은 나라로 본사나 서버 소재지를 옮기는 게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를 막기 위한 방안이 논의돼 왔는데, 2015년 선진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전략을 15개 분야로 나눠 대응하기로 한 게 대표적 예다. 이렇게 시작된 국제 과세 프로젝트가 2016년 2월 82개국이 참가하는 다자간 합의체로 발전했고 올해 8월에는 참가국이 140개로 늘어났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세금에 관한 역사적 합의가 이뤄졌다. 내용은 크게 둘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디지털세다. 실제 영업활동이 이뤄진 나라의 과세권을 강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또 하나는 세계적으로 법인세 최저한도를 정한 최저세율 제정이다. 이 결정을 바탕으로 월초 열렸던 G20정상회담에서 두 세금에 대한 추인이 이뤄졌다.


디지털세는 다국적 기업의 초과 이윤에 대한 과세권을 실제 영업이 이뤄진 나라에 넘기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연결매출액 기준 200억유로, 이익률 10% 이상인 다국적기업의 이익 중 매출액의 10%가 넘는 이익에 대해 20~30%의 세금을 부과하는 게 기본 구조다. 전체 과세소득이 정해지면 국가별로 나눠지는데 이 과정을 거쳐 세금이 제품이 소비된 나라에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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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세율은 특정 국가가 다국적기업에 최저세율보다 낮은 세금을 부과할 경우 다른 나라에 그 만큼에 해당하는 추가 과세권리를 주는 제도다. 자회사가 낮은 세율의 적용을 받을 경우 모회사가 그만큼의 세금을 모회사가 소재해 있는 국가에 내야 한다.


디지털세와 최저세율은 다국적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까? 세계적으로 70~80개 기업이 2023년부터 디지털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애플 등 빅테크기업을 비롯해 코카콜라 등 전통기업이 그에 속한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후보군에 들어가 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10% 초과분의 20~30%가 디지털세 대상이 되므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60조일 경우 추가 세금 1000억을 해외에 납부해야 한다. 반대로 우리 정부는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IT기업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다. 작년에 구글코리아, 애플, 페이스북 3개 회사가 우리 정부에 180억원 정도 세금을 냈다. 디지털세가 도입될 경우 이 액수가 1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최저세율은 디지털세보다 더 큰 영향을 기업에 미칠 것이다. 자회사를 통해 절세를 시행하고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경우 현재 유효법인세율이 10%대 초중반이다. 미국의 평균 유효법인세율 24%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 낮은 세율의 적용을 받고 있는 만큼 최저세율이 제정되면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국제적으로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해외 무형자산소득세를 11%에서 21%로 올리고, 15% 최저세율을 제정하는 문제가 검토되고 있다. 법제화가 이루어지면 더 많은 나라가 세금인상에 동참할 것이다.


많은 나라가 세금을 인상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빈부 격차가 커져 사회문제화되는 걸 막고, 코로나19 대응 방안으로 재정 투입이 급증해 국가부채가 한계에 도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누진세가 빈부격차를 줄이는데 가장 유용한 제도라는 건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지금처럼 많은 나라가 대규모 재정 적자를 겪는 상황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반드시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데 시장에 최대의 자유를 줘 문제가 생긴 만큼, 시장에 부담을 주는 세금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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