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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주6일제에 삼성맨들 노심초사… "워라밸 역행, 인재 뺏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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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주말근무 앞두고 재계 관심
대내외 비상 상황, 자발적 동참
워라밸 역행, 이미지 실추 가능성
"일하는 시간과 성과는 비례하지 않아"
재계 전역 확산 가능성 높지 않을듯

삼성그룹 일부 계열사 임원들이 동참하고 있는 ‘주6일 근무’가 이번 주말부터 확대되면서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선 이해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온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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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 임원진은 오는 20일부터 토요일과 일요일 중 하루를 택해서 주말출근한다. 삼성전자 등 일부 계열사 임원들이 하는 주6일제 근무가 그룹 전체로 퍼지는 분위기다. 그룹 차원 지침보단 임원들이 최근 어려워진 회사 사정 등을 감안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임원들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정말 출근해야 하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대부분은 크게 달라질게 없다는 분위기다. 한 계열사 임원은 19일 "이미 주말 출근을 하고 있다"면서 "차분히 일주일을 정리할 시간이 있어서 오히려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삼성 밖에선 일주일에 6일이나 일하겠다고 나선 임원들의 결정을 이해하면서도 그 효과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한다. 다른 기업 임직원들에게 삼성 임원들의 주6일 근무 의견을 물어보니 "득보단 실이 더 많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인재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심각하게 우려했다. 경쟁사들과 글로벌 경쟁을 하는 삼성이 주6일 근무에 따른 대외적 이미지 실추로 인재 쟁탈전에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무언가의 성취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요즘 세대의 인재들이 주6일 근무를 좋게 볼 리가 없다"고 강조하며 "이로 인해 결국 삼성의 인재 영입과 발굴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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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 확대하던 삼성이 왜?

삼성은 불과 2년 전 삼성전자의 주도 아래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는 분위기였다. 2022년 최소 근무시간(4시간)을 없애고 ‘완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 시행했다. 이에 따라 임직원들은 하루에 1시간만 일하고 퇴근하는 게 가능했다. 한 달을 기준으로 총 근무시간만 채우면 됐다. 사외 거점 오피스도 만들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2년 새 분위기가 달라진 가장 큰 원인으론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과 이에 따른 실적 부담이 지목된다. 지난해 ‘반도체 한파’로 실적 급감을 경험한 삼성 임원들 사이에선 올해는 달라야 한다는 ‘경각심’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계열사들은 성과급이 감소한 데다 지난 1월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사장)과 각 사업부장이 연봉을 동결하면서 압박은 더 가중됐다. 이런 사내 분위기가 임원들로 하여금 주말에도 사무실로 향하게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평사원으로 확대될까 ‘노심초사’

삼성그룹 내 가장 큰 관심사는 임원들의 주6일 근무가 부장급 이하 평사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지 여부라고 한다. 회사 안팎에선 임원들이 출근하면 아래 사원들에게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이야기가 적지 않다.


임원들이 주말에 출근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업무가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관계 기관들은 모두 휴무여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임원들이 출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눈치가 보인 평사원들도 출근하게 될 것이란 직원들의 냉소적인 전망도 있다. 임원들이 주말에 근무하다가 평사원들에게 연락하면 그것을 업무의 연장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 사내 논란이 번질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임원들의 주말 근무가 회사 실적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각종 커뮤니티에선 "만약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란 질문들이 쏟아졌다. 한 대기업 임원은 "최근 어려워진 경제상황 때문에 내린 결정이란 건 이해하지만, 그 방법이 꼭 근무시간을 늘리는 것이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라며 "일하는 시간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건 이미 다들 아는 사실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임원들의 업무가 개인의 ‘탁상공론’에 머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참신한 발상엔 오히려 해가 될 것이란 이야기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외신들로부터 "연구개발(R&D)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더 커졌다. 일본 매체 ‘닛케이아시아’는 지난 17일 "삼성전자가 TSMC(대만) 등 경쟁사에 뒤처진 것은 위험을 피하고 R&D 및 기술 혁신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조직 환경은 R&D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계 전역으로 확산은 안 될 듯

일각에선 삼성 임원들의 주6일 근무가 재계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삼성에 안착하면 다른 주요 기업들도 이를 따르지 않기가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실제 확산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대다수의 기업은 자사의 주6일 근무 검토 또는 이행 가능성을 일축했다. 주6일 근무 논쟁에 엮이지 않겠단 의지도 보인다.


지난 1월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킨 SK그룹마저도 삼성의 주6일 근무와는 "결이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SK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들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월 1회 평일에서 격주 토요일로 변경해서 하고 있다. SK그룹이 ‘사장단 회의’ 성격의 토요일 회의를 다시 시행하는 것은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처음이었다. SK 관계자는 "토요일 회의는 CEO급 임원들만 참여하고 정말로 모여서 회의만 하고 헤어진다. 일체 근무는 안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경제의 문의를 받은 5개 기업도 모두 "대상 직원 범위를 막론하고 주6일 근무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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